‘청춘은 맨발이다’는 신성일이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모 일간지에 연재했던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에세이집. 이 책에서는 신성일의 영화계 생활과 정치 입문에 이은 수감생활 등 그의 자전적 스토리를 다뤘다.
문제는 자서전 판매를 위해 과거 불륜 상대와의 비밀을 자극적으로 공개했다는 점이다. 책 속 ‘김영애, 마음에 간직했던 사랑 이야기’는 16페이지의 또 다른 속지 형태로 밀봉돼 있다. 신문 연재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책 속 또 다른 속지를 통해 고백했다. 그 곳에는 ‘불륜녀’ 김영애의 사진과 함께 그녀의 낙태사실이 기록돼 있다.
불륜도 모자라 낙태까지 저지르는 범법 행위를 아무리 시간이 지났다고 해도 떳떳이 공개하기에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책 말미에 아내 엄앵란의 글까지 실려있는 건 코미디다. 남편의 불륜 사실을 적어놓은 책에 ‘동지’ 랍시고 응원의 글을 쓴 엄앵란은 ‘쿨’하다기 보다는 속이 없어 보이기까지 하다.
신성일은 앞서 가진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세상을 보면 굉장히 살벌한데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으면 상대에 대한 배려나 여유를 가질 수 없다”면서 “사랑 얘기를 하고 싶었고 이 책의 중심이다”고 이 이야기를 공개하는 이유를 밝혔지만 설득력은 없어 보인다. 한때 국민배우이자 정치인이었던 사람이 과거의 불륜을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포장한 것은 불쾌하다는 지적이다.
책을 읽다보면 더 이상 내세울 것 없는 한 노인네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어 저지른 마지막 ‘추악한 발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true@fnnews.com 김아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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