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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차입매수시장 ‘거래 급감’ 한파

김영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2.08 17:39

수정 2014.11.04 14:51

유로존(유로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의 파장이 유럽의 차입매수(바이아웃) 시장을 강타했다.

위기감에 사로잡힌 은행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한 사모펀드의 차입매수 거래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급감한 것.

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유럽 차입매수시장의 규모는 115억달러(약 12조9700억원)로 지난해 4·4분기의 5분의 1 규모로 줄었다. 이는 2009년 2·4분기 이후 2년 1분기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이 전했다.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위험성이 높은 차입매수 거래에 대한 주요 은행의 대출이 줄면서 사모펀드가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결과다.

일례로 사모펀드업체 페르미라는 올3미디어 매각을, 스웨덴 사모펀드회사 IK는 아웃도어제품 제조업체 스포트그룹의 매각을 중단했다. 은행으로부터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차입매수시장의 위축은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다. 지난 10월부터 이달 7일까지 이뤄진 전 세계 차입매수 거래는 513억달러(약 57조8600억원)로 지난해 4·4분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선 캐피털의 유럽담당자 마이클 칼브는 "프랑스에서는 차입매수 움직임을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그나마 스칸디나비아나 네덜란드, 독일에서 소규모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지난 2008년 후반기처럼 차입매수 거래가 아예 끊긴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EQT파트너스의 패트릭 드 무잉크는 "지난 2008년 런던시장에선 (차입매수) 거래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지만 아직은 2008년 정도는 아니다"라며 "거래가 계속해서 줄곤 있지만 소규모로 이뤄지고 있긴 하다"고 말했다.

EQT파트너스의 패트릭 드 무잉크는 "은행이 (사모펀드에 대한) 자금지원을 꺼려 사모펀드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사모펀드 거래 건수는 급격히 줄었다"며 "마치 은행원들이 조기에 휴가를 떠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엔 사모펀드들이 더 힘든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ys8584@fnnews.com김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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