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우조선이 호텔을 짓는 이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2.11 18:15

수정 2014.11.20 12:04

대우조선해양이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 인근에 두번째 호텔을 짓는다. 지난 30여년간 거제지역 및 조선소를 방문한 주요 VIP와 해외 선주사들의 전용 숙소역할을 담당한 애드미럴호텔(옛 옥포관광호텔)을 대체하기 위한 공사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거제시 옥포동 일원에 객실 규모 142실의 호텔 신축을 위한 기공식 행사를 지난 9일 개최했다.

옥포만 인근에 들어서는 호텔은 연면적 3305㎡, 부지면적 8만5950㎡에 지하 3층, 지상 6층으로 건축된다. 주요 시설은 본관 객실 142개, 별관 5채, 컨벤션센터 3개소와 레스토랑·커피숍·수영장·사우나·피트니스센터 등으로 이뤄진다.



그간 옥포조선소 내의 4성급 애드미럴호텔은 거제 지역을 방문하는 국내외 고위급 인사들의 숙소로 손꼽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고향인 거제도를 찾았을 때 주로 이곳에서 묵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들어 완공된 지 30여년에 달해 자연히 시설이 낙후돼 인근 삼성중공업의 거제 삼성호텔과 많이 비교돼 왔다.

약 300억원의 건축비로 2005년 완공된 삼성호텔은 삼성중공업 조선소를 전경으로 지어졌다. 호텔 신라의 위탁경영으로 거제 지역 최상의 서비스를 자랑한다. 해상석유시추선(드릴십)선사인 스테나사는 자사 임직원 및 가족들을 위해 지난 2008년과 2009년 두차례 이 호텔을 통째로 빌려 머무른 후 직원서비스에 감동해 4000만원을 팁으로 지불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은 지난 8월부터 삼성호텔 객실을 2배로 늘리기 위해 증축에 돌입, 경쟁사인 대우도 새 호텔 마련에 고삐를 쥔 것으로 보인다. 대우는 새 호텔과 기존 애드미럴 호텔을 함께 운영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의 현대중공업도 조선소에 5성급 호텔인 현대호텔울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계열사인 전남 영남의 현대삼호중공업도 조선소 부근에 현대호텔을 두고 있다.

사실 언뜻 보면 잘 연상되지 않는 조합이 조선업과 호텔업이다. 조선사들이 이렇듯 최고급 호텔을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

대우의 경우 지난 1978년 조선소 가동 후 4년 후인 1982년 호텔을 지었다. 당시 거제나 울산 등 조선도시들의 숙박환경을 고려할 때 조선사가 직접 조선소 건립과 함께 인근에 해외 선주사들을 위한 최고급 호텔을 짓는 게 자연스러운 행보였다는 설명이다.

또 사업 특성상 선주들 대부분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 선박을 발주하는 '큰손'들인 만큼 이들을 극진히 대하는 일도 마케팅의 일환이다. 선주사들이 파견하는 공사관리감독관의 경우, 공사가 진행되는 20∼30개월 아예 한국에서 기거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호텔 운영은 필수적이란 답변이다.

/ehcho@fnnews.com조은효기자

■사진설명=대우조선해양 및 거제시 관계자들이 지난 9일 경남 거제 옥포동 일원에서 호텔 기공식 행사로 첫 삽을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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