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의 해외 최대 투자 프로젝트이지만 실마리가 풀리지 않던 인도 제철소 건설 사업은 최근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6년여간 포기하지 않고 공 들이고 있는 오리사주 프로젝트는 지난주 제철소 부지에 현지사무소를 처음으로 개소했고, 마하라슈트라주 아연도금 강판공장은 시운전에 들어갔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인도 동북부 오리사주 파라딥 제철소 부지에 현장사무소를 개소, 부지인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3년까지 400만t 규모의 일관 제철소를 짓는 '오리사주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6년여 만에 제철소가 들어설 실제 부지에 지은 첫 사무소다.
현지 주민들의 정서를 감안해 현장 사무소는 신속하고 간소하게 건설됐다. 컨테이너 9개를 연결해 사무소로 만들고, 내부에 숙소 및 식당 등도 갖춰졌다. 사무소 개소식도 내부 행사로 조용히 치렀다.
윤용원 포스코인디아 법인장은 "이번에 제철소 부지 내 현장사무소 건설까지 과정은 어려웠지만, 제철소 공사를 위한 첫 거점으로 삼아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좀 더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전체 오리사주 제철소 부지 약1620㏊(4004에이커) 중에 약 809㏊를 확보했다"며 "추가로 약 283㏊를 더 확보하면 부지조성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내년 2·4분기 중에는 부지조성 착공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윤 법인장은 이날 개소식에서 최근 제철소 도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관련자 사망 사고와 관련, 유족들에게 애도를 표시했다. 포스코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고였지만, 윤 법인장은 "지역민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평화로운 방식으로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며 "이 사무소가 토지보상 지출 등 지역 주민과 기업 사이의 유대를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오리사주 제철소 건설사업 이외에 굵직한 3개의 투자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총 투자액만 200억달러에 달한다.
포스코는 올해 초부터 오리사주에 올인하던 인도 투자 전략을 동시다발로 진행, 성과가 나는 사업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특히 지난 7월 인도 프로젝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전무급인 윤용원 법인장을 포스코인디아에 파견하는 동시에 주재원 등을 확대해 일 처리를 신속하게 바꿨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자르칸드 프로젝트'는 합작사인 인도 국영 철강사인 세일(SAIL)과의 최종 합의각서 체결을 앞두고 있다. 세일은 이르면 이달 중 또는 내년 초에 이사회를 열어 포스코와 합작건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합작법인 경영권을 갖고 제철소를 주도적으로 건설한다는 큰 틀에서 최근 합의했다. 이번 건이 성사되면 포스코가 자체개발한 파이넥스의 첫 수출로 기록된다. '자르칸드 프로젝트'는 인도 동북부 자르칸드주 보카로에 총 300만t 규모 파이넥스를 1, 2차로 짓는 사업이다. 예상 투자액은 50억달러. 세일은 제철소 부지(약 1000만㎡)와 원료인 철광석을 제공한다.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의 600만t 규모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도 부지매입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주정부 측에 따르면 현재 80% 이상의 현지 주민이 제철소 부지수용에 동의했다. 하지만 윤 법인장은 "현지 법에 따르면 70% 이상 동의를 받으면 사업이 가능하지만 차후에 한 치의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 90% 이상 부지매입 동의를 받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규모 포스코 철강단지를 조성하는 '마하라슈트라주 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자동차·가전용 고급소재인 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공장(CGL)은 최근 90% 이상 공사가 완료, 시운전에 들어갔다. 내년 5월 연산 45만t 규모로 준공한다. 또 냉연강판(180만t) 및 전기강판(30만t) 공장도 본공사 착공을 앞두고 땅파기, 공장 뼈대를 세우는 토목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skjung@fnnews.com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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