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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금융산업 경쟁 치열 수익성 낮아질 것"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02 09:59

수정 2012.01.02 09:59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2일 "올해 금융산업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올해로 세계경제는 4년차 위기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민간부문의 부채가 정부로 이전하면서 발생된 정부부문에 대한 불신은 이제 정부주도의 경제성장은 한계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한국의 가계부채는 우리사회가 이미 생활의 버블에 빠져있음을 의미한다"며 "인구고령화의 문제도 현실화되고 있고 복지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이러한 경제환경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고 현재의 난관을 단순한 순환적인 문제가 아닌 펀더멘털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고객자산의 안정적인 관리, 글로벌 경영체제 구축, 위험관리와 고부가가치 사업부문의 육성 등을 제시하고 '우리는 이머징마켓의 전문가로서 고객의 성공적인 자산운용과 평안한 노후를 위해 기여한다'는 미래에셋 비전 구현을 위해 각사가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했다.

sykim@fnnews.com 김시영 기자

다음은 박회장의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국내외 미래에셋 가족 여러분!

임진년의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흑룡의 해를 맞이하여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여러분의 가정에도 행운이 가득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또한 변함 없이 저희 미래에셋을 믿고 사랑해 주시는 고객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올해로 세계경제는 4년차 위기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민간부문의 부채가 정부로 이전하면서 발생된 정부부문에 대한 불신은 이제 정부주도의 경제성장은 한계에 도달했음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우리사회가 이미 생활의 버블에 빠져있음을 의미합니다. 인구고령화의 문제도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복지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경제환경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난관을 단순한 순환적인 문제가 아닌 펀더멘털의 문제로 인식해야 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세계경제의 성장동인에서 부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수익성은 낮아질 것입니다.

지난 수년간 어려운 환경 속에서 미래에셋은 변화를 모색해왔습니다. 주식 자산은 줄었지만 채권 자산과 대체투자 자산 등이 증가하여 그룹의 운용자산 규모는 135조원이 되었으며, 자산구성은 균형을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운용사는 지난 1년간 주식형 수탁고가 5.9조원 감소했지만 채권 자산과 부동산 등의 대체투자 자산은 5.6 조원 증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운용사의 해외판매 자산이 5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증권사는 펀드와 예탁자산의 감소가 있었지만 국내외 채권과 ELS 등이 증가하였습니다.

해외진출도 본격화하여 PEF에서 세계 1위의 골프용품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하였습니다. 업계 최초로 해외 운용사 인수에 성공하여 대만 법인을 출범시켰고, 캐나다 3대 ETF 운용사인 호라이즌 베타프로 인수를 통해 캐나다와 호주에 동시 진출하였습니다. 또한 중국 합작운용사 출범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미래에셋 가족 여러분,

지금부터 닥쳐올 환경을 생각하면 미래에셋의 이러한 변화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수년 전부터 추진해왔지만 아직도 성과를 얻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은퇴설계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지만 상품이나 브랜드 측면에서 얼마나 진보를 보였는지 의문입니다. 종합자산관리와 HNW(high net worth) 확대가 얼마나 가시적인 진전이 있었는지 자문해봅니다. 확장기에 형성되었던 조직이 얼마나 효율성 있게 재구성되고 있는지도 묻고 싶습니다. 2012년을 맞이하여 여러분께 다음을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첫째, 저성장과 인구고령화라는 전환기에서 고객 자산을 보호하고 고객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이를 가능케 하는 운용엔진을 강화해야 합니다. 꾸준히 yield를 낼 수 있는 자산을 찾아야 하며, 지역적으로 자산군별로 분산된 상품을 공급해야 합니다.

둘째, 조직을 강하고 효율적으로 만드시길 바랍니다. 지금은 순환적인 변화가 아니라 끝이 어딘지 불확실한 추세적인 변화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조직을 유연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평가와 보상체계가 엄정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조직이 시스템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해외법인과 국내법인의 효율적인 integration이 필요합니다. 2012년에도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만, 여기에 수반되어야 할 것은 해외와 국내의 효율적인 결합입니다. 운용부문의 결합이 필요하고, 해외의 상품과 정보를 국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통이 필요합니다. 해외에 있는 증권사와 운용사도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봐야 합니다.

넷째, HNW 부문을 강화해야 합니다. 운용사는 절대수익과 자산배분 엔진을 강화해야 합니다. 증권사는 상품의 즉시성과 유연성, 그리고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는 체계로 인해 HNW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리스크를 회피하는 태도를 벗어나서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서 이 시장에 대응해야 합니다. 또한 증권사 IB와 자산운용사의 융합 상품이 필요합니다. HNW시장은 2차원이 아닌 3차원적인 사고가 필요합니다.

다섯째, 은퇴시장에서 선두의 자리를 확고히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좋은 장기 운용성과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룹의 통합된 전략이 필요하며 브랜드 구축도 강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사고의 차원을 바꾸어서 DC시장 뿐만아니라 DB시장에서도 우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여섯째,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의 중요성은 안정형 상품에서 더욱 커집니다. 헤지펀드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며 이해상충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합니다. 금융공학이나 재간접 펀드에 내재되어 있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합니다. 각국에 분산된 자산을 공급하기 때문에 환(FX)에 관한 원칙적인 접근과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역시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미래에셋이 초기부터 해왔던 사회적 책임을 계속하시길 바랍니다. 우리가 어렵다고 여기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최근 15년간 아시아 금융위기, Subprime crisis, 유럽재정위기 등 역사적인, 구조적인 위기국면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는 효용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경제사적 유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한국사회 역시 해결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예측이 불가능한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 젊은이들에게 꿈을 주고 국가경쟁력 증대를 위해 기업은 배당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미래에셋의 성장이 한국사회 기반 아래서 이루어졌음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배려가 있는 따뜻한 자본주의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합시다.

미래에셋 가족 여러분,

"우리는 이머징마켓의 전문가로서 고객의 성공적인 자산운용과 평안한 노후를 위해 기여한다"는 미래에셋의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각 사는 최선을 다합시다.

운용사는 합병 후에 효율적이고 강한 조직을 구축하고 신규 비즈니스에 대해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합니다. 운용능력을 강화하고 특히 절대수익 운용에서 좋은 성과를 유지하여 최강자가 되어야 합니다.

증권사는 종합자산관리에서 차별성을 확실하게 가져야 합니다. 해외법인과의 투자 교류를 활발하게 하여 좋은 상품을 공급해야 하며, 리스크를 고객과 sharing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트레이딩이나 IB분야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합니다.

보험사는 은퇴시장에서 브랜드를 확고히 구축해야 하고, 저성장 국면에서 자산운용의 수익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해야 하고 재무 컨설턴트들의 은퇴설계 상담 능력을 제고해야 합니다.

펀드서비스는 자산운용사의 back office뿐만 아니라, 이제 소프트웨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부동산 114는 부동산 포털의 전문성을 보다 강화하여 경쟁력을 확고히 하고,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에셋 가족 여러분,

저는 2012년에도 미래에셋의 글로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유기체는 체적에 비해 표면적이 너무 넓으면 열을 빼앗겨서 생존할 수 없습니다. 미래에셋도 해외법인의 수가 많아지고,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투자자산도 다양해져 가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을 효율화하고 강하게 해야 합니다. 조직간의 integration을 도모해야 하며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모든 임직원이 지식과 열정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야 우리는 다음의 도약을 무리 없이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자본시장의 중요한 역사의 장에 여러분과 함께 있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미래에셋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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