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법은 SSM에 포함되는 업종을 통계청의 표준산업분류(9차)상 슈퍼마켓(47121)과 음·식료품 위주의 종합 소매업(47129)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홈플러스가 선보인 '365플러스'와 같은 대형 유통사 및 대기업들의 편의점(47122)엔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홈플러스가 편의점 사업에 새롭게 진출하기 위해 서울 대치점(선릉역 인근)과 반포점(서래마을 인근)에 각각 1, 2호점을 내면서 주변 상인들이 이들을 대상으로 중기청에 사업조정을 신청, 이후 자율합의를 통해 조정이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중기청 관계자는 "편의점은 상생법상 사업조정대상이 아니지만 대기업이나 대형 유통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직영점을 조정대상에 포함시킨 중기청 지침에 따라 절차를 진행했다"면서 "홈플러스 측이 4개월 후 가맹점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럴 경우 해당 편의점을 중소사업자가 운영하기 때문에 주변 상인들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이처럼 사업조정에서 합의를 본 터라 향후 직영점에서 가맹점으로 전환하지 않더라도 추가 사업조정은 불가능하며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경우엔 민사소송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는 상태이다.
게다가 대기업 등이 운영하는 SSM이 최근 심야영업 제한조치까지 당하면서 운신폭이 더욱 좁아지자 향후 틈새인 편의점 추가 진출 가능성도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행 상생법으론 이를 막을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사례처럼 편의점을 100% 직영하면 사업조정대상에 포함시켜 절차를 밟겠지만 100%가 아닌 대부분의 지분을 대기업 등이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업조정대상에선 벗어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이 슈퍼마켓 등에 비해 규모가 작다고 하더라도 다른 편의점과 같이 순수한 가맹점이 아니라면 이 역시 대기업이나 대형 유통업체가 운영하는 SSM과 다를 것이 뭐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상생법에서 편의점도 다른 SSM과 같은 기준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와 국회는 당초의 상생법 내용을 비켜가기 위해 유통사들이 일부 SSM을 가맹점 형태로 새로 오픈하는 것과 관련, 이 중 51% 이상의 지분을 대기업 등이 보유할 경우 이들 역시 사업조정대상에 포함시키도록 한 상생법 개정안을 지난해 통과, 공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편의점을 제외한 체인점 형태의 슈퍼마켓과 종합소매업은 임대차비용, 내외장공사비, 설비 및 비품설치비 등 총비용의 51% 이상을 대기업이나 유통사가 부담할 경우에만 사업조정대상이 된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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