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우려되는 호르무즈발 유가급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05 17:43

수정 2012.01.05 17:43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우리 경제 최대의 불확실성으로 떠올랐다. 이란 핵 개발 의혹을 둘러싼 미국의 압박과 이란의 반발이 그것이다. 양국이 군사충돌로 치달을 경우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침체된 세계 경제엔 초대형 악재다. 침체된 우리 경제에도 악몽이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장을 그냥 둘 수 없다며 항공모함 존 스테니스호를 페르시아만으로 다시 접근시키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지키기 위해 무엇이듯 할 것이라며 미사일 발사와 잠수함 훈련 등 공개적인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다. 이란이 미 항모 저지를 위해 실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월등한 군사력을 감당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3월 총선을 앞둔 이란이 국면 전환용으로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는 하루 1700만배럴에 이른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35%나 된다. 일본과 중국은 도입 원유의 50~75%가 타격을 받게 되고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등은 이란산 원유 비중이 높아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이 우려된다.

 우리가 겪게 될 피해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산 원유의 수입 비중 9.6%도 적지 않지만 더 큰 문제는 전체 원유 수입량의 82%가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서 온다는 것이다. 해협이 봉쇄되면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에서의 원유 수입이 차질을 빚게 된다. 홍해 쪽으로 우회하는 방법도 있지만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다 급작스레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 기획재정부가 5일 펴낸 그린북에서 '중동정세 불안에 따른 원유가격 상승 우려' 를 가장 불확실한 경제여건으로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호르무즈의 긴장이 장기화돼 유가가 오르면 실물경제 타격은 불가피하다. 물가 실명제까지 동원한 3%대 초반의 물가억제 목표도 재검토돼야 할 것이다.
성장을 포기하고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대통령의 다짐도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 안 그래도 에너지 해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선 마땅한 해법도 없다.
원유의 중동 의존도 역시 높아 수입선 다변화가 필요하지만 실천은 더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