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이스트 교수협의회가 서 총장이 교직원 임용권을 남용했다는 의혹 제기와 함께 불신임 의견을 묻는 투표를 벌여 논란이다. 그러나 서 총장은 교내 교수사회의 중상모략, 파벌식 줄세우기, 특권의식, 암묵적 카르텔 문화 등을 지적하며 반격에 나섰다.
15일 카이스트 등에 따르면 '캠퍼스 개혁파' 서 총장에 대한 사임 찬반론이 재점화되면서 총장과 교수협의회 간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잘못된 문화 잡을 터"
카이스트의 '징벌적 장학제도'와 무한경쟁식 학사운영에 견디지 못한 학생들의 잇단 자살 과정에서 서 총장 사임 요구가 지난해부터 계속됐으나 대학 이사회와 구성원들은 내부 결속을 위해 총장 신임을 유지했다.
그러나 서 총장이 교수 임용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이 최근 불거지면서 자진 사퇴 압력에 다시 시달리고 있다.
카이스트 일부 교수들은 최근 학교 측이 생명화학공학과 김모 교수를 임용하는 과정에서 총장과 학과장 입김이 작용, 공정성이 크게 훼손됐다고 주장한다. 특히 김 교수가 2006년 서 총장의 카이스트 부임을 추천한 전 고위공직자 아들이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반면 카이스트 이사회에서 서 총장을 영입한 것은 일반 대학 이상의 권한을 준 것이어서 별 문제 될 게 없다는 주장도 있다. 설사 서 총장이 김 교수 임용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해도 카이스트에서는 실력 없는 교수는 학교를 그만 둬야 할 정도로 연구실적 평가가 엄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도태된다는 것.
서 총장은 지난 11일 부총장단 회의에서 "자진 사퇴를 종용하는 교수사회 음해에 응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까지 납득할 만한 사임 이유를 이사회에 공식적으로 밝히는 절차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동안 근거 없는 음해와 비방을 받으면서도 총장이 직접 나서는 게 학교 명예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판단, 현안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며 "이제 학교의 명예를 지키고 개인의 명예가 훼손돼도 잘못된 문화를 바로잡아야 할 때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신선했으나 이제는 독재자"
그는 아울러 "카이스트 교수사회에는 근거 없는 모략과 중상이 일상화된 뒷 담화 관행, 특정파벌에 의한 선후배 줄 세우기 문화, 학생 및 직원과 총장 위에 군림하고 자신들이 학교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일부 교수들의 특권의식, 사실을 파악하지도 않고 큰 목소리를 내는 일부 교수들의 비상식적, 비윤리적, 시대착오적, 폭력적인 주장에 침묵하는 '암묵적 카르텔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비판했다.
교수들 의견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서 총장을 반대하는 A 교수는 "서 총장이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도를 넘었다. 독재자처럼 변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K교수는 "서 총장은 MIT에서도 미국 교수들이 벌벌 떨 정도로 엄격하게 했다. 카이스트를 연구 중심 일류대학으로 끌어 올린 업적 등에 대한 인정은 해야 한다"면서 "다만 서 총장이 우리나라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미국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밀어붙이니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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