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원한다면 어떤 제품이든 만들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모자전문브랜드 불레부의 채상기 대표(46·사진)의 말이다.
지난 2009년 아웃도어 모자 전문브랜드로 시작한 불레부는 프랑스어로 '당신이 원한다면'이란 의미다.
채 대표는 "고객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기꺼이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마음에서 브랜드 이름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론칭 당시 아웃도어 모자만을 만들었던 불레부는 현재 골프·등산 모자는 물론 패션모자까지 총 250여종의 모자를 생산한다.
현재 전국 7개에 불과한 전문 매장은 올 상반기에 11개로 늘어난다. 또 골프용품과 등산용품 등 불레부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전국 300여개의 멀티숍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회사 설립 2년여 만에 15억원의 매출 달성을 눈앞에 둔 채 대표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그는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로 몸담았던 금융기관을 떠나게 됐다. 이후 토목 자재 사업을 펼치고 정보기술(IT)업체에 취직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모자 생산 회사에서 관리직으로 일하며 모자에 대한 기본 지식을 쌓았다. 그리고 모자 전문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추구하는 불레부 제품의 특징은 기능성과 디자인의 조화다. 워머와 모자 두 가지로 사용 가능한 멀티제품을 비롯해 모자를 접어서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제품 등 편의를 생각한 것이 대부분이다.
또 불레부 대표 제품인 왁스모는 원단 제작 시 식물성 왁스로 코팅해 방수기능이 뛰어나다. 이와 함께 모든 제품의 땀받이는 쿨맥스 소재로 제작한다.
채 대표는 "국내에서 모자를 6만~7만원대에 팔면 비싸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그 가격이 결코 비싸지 않게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제품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전했다.
그의 브랜드 강화 전략은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또 정가 가격 정책으로 매장은 위탁 판매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고급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키우기 위함이다.
그는 "위탁 판매를 하면 회사입장에서는 부담이 되지만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서 이 방법을 택했고, 통했다"고 했다.
그의 이 같은 전략으로 올봄부터 불레부 제품은 백화점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현재 채 대표의 목표는 불레부를 모자 브랜드가 아닌 토털 잡화브랜드로 키우는 것이다. 지금도 불레부 직영점에서는 모자 이외에 가방과 장갑, 모피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워머, 숄 등의 소품분야를 강화하고 색상도 좀 더 다양화할 예정이다.
그는 "금융기관을 떠나 모자 만드는 일에 뛰어든 것을 단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며 "모자를 만드는 지금 가장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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