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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영원할 것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19 10:02

수정 2012.01.19 10:02

한국인구학회가 통계청의 의뢰로 작성한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 전수결과 심층분석을 위한 연구'에서 의미있는 자료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난 9일에 발표된 결혼과 가족생활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35세에서 39세 사이의 남성 4명 중 1명가량은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고령자 5명 중 3명가량은 자녀와 같이 살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두 가지 조사 결과를 생애(生涯)로 연장시켜보면 무슨 결론이 나오는가. 한국인은 남녀를 불문하고 혼자 살다 혼자 죽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결론은 엄밀한 통계적 뒷받침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만혼과 비혼, 소(小)자녀와 독거노인에 대한 실증적 통계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 결코 황당무계한 것만은 아니다.

한국 가정에선 지금 급속한 가족 해체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는 '21세기 사전'에서 가족을 '가장 큰 변화를 겪을 조직'으로 꼽았다. 그는 변화의 동인으로 '혼자 사는 생활'을 들었다. 그의 예측대로 TV앞에서 혼자 살고, PC앞에서 혼자 살고, 스마트폰을 끼고 혼자 사는 21세기 사회에선 부부간의 대화나 부모 자식 간의 대화나 교감 나아가 결속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그래도 가장 생명력이 긴 가족 구조는 역시 부부가 아닐까. 아탈리는 한 사람이 여러 가정을 갖는 변화까지 예측했지만 그건 나중에 판단할 일이다. 지금은 사랑과 신뢰로 엮어진 부부라는 가족구성이 최후까지 살아남을 조직이라는데 별 이의가 없을것 같다. 배우자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이야기가 예나 지금이나 만인의 심금을 울리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지난 13일 이탈리아 서부 질리오 섬 인근 해역에서 호화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가 좌초 침몰했다. 이 배에서 영화 '타이타닉'과 같은 순애보가 재현됐다.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아내에게 벗겨준 남편이 자신은 칠흑의 바닷물에 빠져 숨진 것이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연인 로즈를 살리고 자신은 바닷물 속에서 얼어 죽은 잭의 화신(化身)이란 말인가. 사람들이 콩코르디아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억하는 한 부부는 영원할 것이다.
가족 해체의 광풍도 부부만은 해치지 못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ksh910@fnnews.com 김성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