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지난 17일 '고졸 공채'를 처음 도입하면서 대기업들의 '교육 기부'가 '채용 기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대기업의 교육기부는 지난해까지 학생 포럼 및 교사 연수, 회사 기자재 단순 지원 등에 그쳤다. 지난해부터 정보기술(IT), 항공, 조선, 금융, 증권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이 교육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대기업은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기부 양해각서(MOU)를 지난해 하반기에 연이어 체결했다. 교과부는 이들 대기업과 '교육기부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미취업자 채용 확대 연계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삼성 등 대기업 잇단 '채용기부'
26일 교과부와 재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MOU 체결을 본격화한 교육기부가 올 들어 미취업자 채용자 확대로 확산되고 있다.
고졸 채용의 물꼬를 튼 곳은 삼성그룹으로, 다른 대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그룹은 올해 고졸 사원을 지난해 8000명 대비 1000명 늘어난 9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채용 규모인 8000명에 올해는 추가로 마이스터고 200명, 고졸공채 500명, 기타 수시채용 300명 등 다양한 채용을 추진한다. 삼성그룹 외에 다른 대기업들도 지난해 하반기에 교과부와 교육기부 MOU에 집중, 향후 '채용기부' 연계 가능성이 크다.
현대자동차, 포스코, 롯데, 대우조선해양, 효성 등 주요 대기업들도 '채용 기부'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대차의 경우 유아부터 대학생까지 아우르는 교육 기부 로드맵을 만들어 한해 6000명에게 교육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자동차 산업 관련과가 있는 마이스터고와 과학고, 과학중점학교 교사들에게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대학생들의 취업과 창업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또 300억원 규모의 창업기금을 조성, 지원하기로 했다. 롯데는 진로상담 교사를 대상으로 유통, 서비스, 제조 분야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에게 직업 체험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오는 3월 전 계열사를 아우르는 '교육기부 사무국'도 설치한다.
효성은 현재 진행 중인 서울지역 마이스터고와의 산학협력을 경남지역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로 확대해 특강, 인턴십, 우수학생 채용 기회 등을 제공한다.
대우조선해양은 거제 옥포조선소를 활용한 인재양성과 교육기부에 나선다. 남상태 사장은 "교육기부를 통해 대우조선해양이 요구하는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하고 이들을 채용, 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홍보용 교육기부는 지양
대한항공, 금호아시아나, SK텔레콤, GS칼텍스, 인텔, 타타대우상용차, KDB대우증권 등도 교육기부에 이은 채용기부 확대에 고심 중이다.
그러나 대부분 채용기부가 고졸자에게만 몰려 있어 대졸 취업자 지원을 위한 교육기부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또 교육기부 MOU 체결이 연수, 견학 등 기업 브랜드 홍보 쪽으로 다수 몰려 있는 것도 개선할 점이다. 이보다는 취업에 도움이 될 실질 교육프로그램 확대 등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고졸자의 대거 채용에 나서고 싶어도 회사 특성상 '취업기부'가 쉽지 않은 곳도 있다. 지난해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교과부와 교육기부 MOU를 체결한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우 고졸자 취업 지원이 쉽지 않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플랜트 수주 및 설계 등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다. 다른 일반 건설사들과 달리 수주 및 설계만을 주 업무로 하기 때문에 블루칼라의 일자리가 거의 없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교육기부는 교사 연수와 학생 교육 지원 등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채용기부의 경우 고졸자가 입사하더라도 배치할 곳이 거의 없어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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