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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안정환 “블랙번 계약서, 아직 갖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1.31 12:16

수정 2012.01.31 12:16


“인생을 바꿀 수 있었던 종이 한 장이었는데”

31일 오전 은퇴 기자회견을 가진 안정환은 14년 동안의 축구인생을 정리하며 그간 털어놓지 못했던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먼저 안정환은 성공 뒤에 가려졌던 학창시절 어려웠던 날들에 대해 “그 시절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강한 마음을 줬고 안정환이라는 이름을 알 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며 “당시는 힘들었지만 생각하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계기였던 것 같다”고 잠시 그 시절을 회상했다.

이어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을 꼽아달란 말에 “김주성 선배가 생각난다. 중학교시절 볼보이로 처음 프로축구를 관람하러 갔을 때 김주성 선배에게 사인을 받으러 갔다. 하지만 김주성 선배는 사인을 거부한 채 그냥 가셨다”며 “그때 충격을 받았다. TV에서만 보던 우상이었는데, 나는 프로선수가 되면 사인해주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순간이었다”고 웃어보였다.


지난 1998년 부산 대우로 입단하며 선수생활을 시작한 안정환은 고종수, 이동국과 함께 ‘트로이카’라 불리며 K리그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제는 이동국만이 현역으로 남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이에 안정환은 “제가 보여주지 못한 모습까지 보여줬으면 좋겠다. 동국이도 힘든 순간이 있었을 텐데 좋은 활약을 펼쳐줘 고맙다”며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전했다.

특히 안정환은 블랙번 이적 불발에 대해 “당시 사인까지 다 마치고 비행기 티켓까지 챙긴 상황이었는데 입단이 불발돼 많이 힘들었다. 갔었다면 인생이 바뀌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며 “지금도 계약서를 갖고 있다. 가끔 책상을 정리하다 발견할 때면 ‘인생을 바꿀 수 있었던 종이 한 장이었는데’라고 생각한다”고 웃어보였다.


마지막으로 안정환은 “발자취를 남긴 것은 없고, 좋은 일과 나쁜일, 이슈를 많이 만들었던 것 같다. 팬들에게 축구에 대한 관심을 많이 끌 수 있었던 것 같다.
팀이 없어 혼자 6개월 동안 연습도 해봤고, 발자취보단 우여곡절을 많이 남긴 것 같다”며 14년 동안의 축구 인생을 정리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limmubae@starnnews.com임무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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