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재값 다시 '꿈틀'
지난해 바닥을 치던 철강재 가격이 조금씩 오를 조짐이다. 철강업계는 그동안 수요경기 침체와 수입산 범람 탓에 기준가격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값을 깎아줬으나 이달부터 할인폭을 줄여 가격을 인상한다. 철강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몇 차례 할인폭 축소를 시도했지만 수요 시장 등에서 반영이 안돼 가격인상에 실패하거나 철회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은 이달부터 열연강판을 비롯해 건설용 철근, H형강 가격을 인상한다. 포스코도 할인폭 축소 방침을 정하고 조만간 비슷한 수준의 할인 축소를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열연강판 기준 국내산은 t당 85만원 선에 거래되며 중국산 등 수입산과 t당 5만원 정도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도 국내 가격은 지난해 4월 발표한 기준가(t당 106만원)보다 25% 가까이 할인된 가격이다.
현대제철은 이달부터 출하되는 열연강판 할인폭을 t당 3만∼5만원 축소해 t당 85만원 선에 공급한다고 지난달 말 수요처에 통보했다. 이에 앞서 현대제철은 2월에 이어 3월 동남아지역으로 선적되는 열연강판 수출가격도 전월보다 t당 30∼40달러 인상된 730∼740달러(운임포함 인도분(CFR) 기준)에 주문을 받을 방침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국제 원료(철스크랩 등) 가격은 물론 전기료 인상 등에 따라 제조원가가 올라가는데도 업황 침체로 기준가에 비해 턱없이 못 미치는 낮은 가격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면서 "올봄 성수기를 앞두고 출고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기로 쇳물(고철 등 원료)로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동부제철도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t당 1만∼2만원 할인을 축소했다.
열연강판과 함께 건설용 철강재인 철근과 H형강 가격도 오른다.
현대제철은 이달부터 철근(고장력 10㎜ 기준)은 t당 3만원 올려 87만원, H형강은 t당 2만원 올려 99만원(소형 기준)으로 인상한다. 동국제강도 현대제철과 같은 수준에서 철근 가격을 이달부터 인상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원가 상승 압박으로 수익성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동안 철강업계는 기준가를 정해놓고 대형 수요처 및 유통업체들에 구매물량에 따라 공장도가격보다 저렴하게 공급해왔다. 하지만 원료가격 상승, 철강경기 악화, 저가 중국산 유입 등 여러 악재로 철강업체의 수익성에 부담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올해 초 국제 철강가격 반등 조짐, 재고량 감소, 성수기 임박 등 인상여건이 갖춰지고 있다는 판단하에 가격 인상에 다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