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승승장구.. 투자의견은 엇갈려
글로벌 증시가 그리스 사태를 모르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랠리 동참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최근 증시의 꿋꿋한 상승세를 보면 서둘러 랠리에 합류하는 게 상책이지만 산적한 악재 앞에서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서다. 유럽 재정위기는 물론 미국의 미약한 성장세와 기업실적 악화 전망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글로벌 증시의 랠리 지속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악재 여전… 투자자 '딜레마'
12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미 투자전문지 배런스, CNBC 등에 따르면 상당수 투자자가 글로벌 증시 랠리에 동참할지 여부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 있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자 위험자산 투자 바람이 다시 일고 있지만 이들은 변함 없는 악재에 주목하며 방어자세를 완전히 풀지 않고 있다. 미 국채와 현금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을 유지하는가 하면 시장 급변에 대비해 배당주와 투기등급 채권(정크본드)에도 투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여파로 지난해 9월 말 이후 미 주식형펀드에서 유출된 자금만 760억달러(약 85조4200억원)에 이른다.
비관론자들은 지난 10일 다우지수가 올 들어 최대인 89.23포인트(0.69%) 하락(종가 1만2801.20)한 것을 랠리의 마무리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주식 등 위험자산 가격은 연초 강력한 랠리 이후 하반기에 곤두박질쳤다.
기업가에서는 자사 주식을 파는 내부자 매도 바람도 거세게 일고 있다. 2월 첫째 주 미 증시의 매도 매수 비율은 5.77대 1로 지난해 7월 말 이후 매도 비중이 가장 컸다. 이는 미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꺾였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가운데 지난주까지 실적을 발표한 352개사 가운데 월가의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기업은 63%에 불과했다. 이 수치가 70%를 밑돌기는 4분기 만에 처음이다. 어닝스시즌이 끝나면 수치는 2008년 4·4분기 이후 최저치가 될 전망이다. 미 투자업체 셸터하버캐피털 공동 창업자인 브라이언 켈리는 "증시가 저점에서 20%가량 올랐다면 더 이상 주식을 대량 매수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우 1만7000 전망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의 딜레마를 시장이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풀이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시장을 장악했던 리스크온.리스크오프 현상이 약화되면서 투자자들이 현실을 직시하게 됐을 뿐 펀더멘털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리스크온.리스크오프 현상은 큰 뉴스에 따라 투자자들이 일제히 주식으로 대표되는 위험자산을 매입(리스크온)하거나 매도(리스크오프)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해 글렌메드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제이슨 프라이드 투자전략가는 "그동안 투자자들이 너무 리스크온.리스크오프에 집착했다"며 "현실은 흑과 백으로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낙관론자들은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호전되고 있는 미 경제지표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은행에 대한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대출 프로그램에 기대를 걸고 있다.
휴존슨어드바이저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휴 존슨은 "경제지표를 비롯한 모든 신호가 위험투자를 부추기며 증시를 띄워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배런스도 최신호 커버스토리에서 유럽 재정위기가 적절히 통제되고 미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면 다우지수가 내년 말까지 1만5000을 돌파할 확률이 3분의 2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지수가 1만7000에 이를 가능성도 2분의 1로 점쳐졌다. 이는 지난 141년간의 미 증시 역사를 되짚어 본 결과로 배런스는 다우지수 수익률이 5년간 과거 평균치를 밑돌면 다시 2년간은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기업실적 및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전망도 호의적이라는 지적이다.
[email protected] 김신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