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될때 문제 생겨" 김중수 총재의 경고
시중은행장들은 앞으로 조선, 해운업 등의 경우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들 업종에 대해 긴 안목을 가지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주재로 17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 참석한 시중은행장들은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에 큰 어려움은 없으나 업황이 부진한 조선, 해운의 경우 자금사정에 애로를 겪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은행장들은 이들 업종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가 진정되면 업황이 다시 호전될 수 있으므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중수 총재는 오는 4월부터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한은 총액한도대출 중 '중소기업 신용대출 연계 특별지원한도(1조원)'를 신설, 운영키로 한 취지를 설명하고 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대출 확대를 위해 적극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은행장들은 또 지난달 가계대출 감소가 지난해 말 취득세 감면혜택 종료와 설 연휴, 동절기 주택거래 비수기 등 일시적·계절적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은 만큼 가계대출 증가폭 축소가 추세적 현상인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 은행장들은 최근 대형 대부업체의 영업정지가 은행, 저축은행들의 가계대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은행장들은 특히 우리나라가 채택한 국제회계기준인 'K-IFRS' 도입의 영향으로 지난해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대손준비금이 상당규모 추가로 적립됨에 따라 은행의 손실 흡수 능력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대손준비금은 기존 감독규정에 따른 대손충당금과 K-IFRS 회계기준상 대손충당금 간 차이를 준비금 형태로 적립토록 한 것이다.
이 밖에 최근 유로지역 국가채무와 관련 리스크 완화, 상대적으로 양호한 국내 경제여건 등에 힘입어 외국인의 국내증권 투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상당부분이 단기 성향 자금인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은행장들은 지적했다.
앞서 김 총재는 "보통 위기 때가 문제라고 보는데 사실은 잘될 때가 문제"라면서 "잘될 때 오히려 나쁜 습관이 생긴다. 잘 안 될 때는 복원력을 키우고 위기 극복을 위해 좋은 습관을 만든다"고 말해 국내 금융기관들이 앞으로 다가올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리나라 은행들이 잘한다"며 "유럽은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우려를 하는데 국내 은행들은 좋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한 참석자는 "이익을 많이 냈으니 잘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날 협의회에는 민병덕 국민은행장, 조준희 중소기업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리처드 힐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email protected] 김홍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