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기재부 2차관 일문일답
김동연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20일 "정치권 공약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라며 정치권의 과열된 복지공약 경쟁에 우려를 표명했다.
김 차관은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복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 간담회를 열어 복지 TF의 설립 취지와 운영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정치권의 복지 정책을 지속가능성, 실천가능성, 재원마련 대책 등의 기준에서 따져보고 정부의 원칙과 방향에 맞는 것들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복지 TF를 통해 기존 정부 정책이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점검하고, 필요한 복지정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복지 TF의 취지는.
▲정치권에 나온 공약을 현재 그대로 받아들이면 재정의 지속가능성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 재원이 한정돼 있어 무분별하게 복지를 도입하면 복지가 꼭 필요한 서민·취약계층 지원과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 재원이 부족할 수 있다. 기회비용을 감안해서 복지제도의 입장을 정리해야겠다. 복지공약 이행을 위해 재원이 필요한데, 이는 미래세대에 현 세대의 부담을 전가하는 측면이 있어 잘 검토해야 한다.
―복지 TF의 역할은.
▲정부의 복지원칙에 맞게 도입된 정책들이 애초 의도대로 착근되도록 하는 게 첫번째 목표다. 두번째는 정치권의 복지공약에 대한 입장 정리다. 재정의 지속가능성, 실천가능성, 재원 마련 대책 등을 감안해 정부의 입장을 정하겠다. 세번째는 정부의 원칙에 맞는 복지정책을 선제로 발굴하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정책도 정부 원칙에 맞는 것이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정치권의 공약을 이행하는데 재원은 얼마나 드나.
▲연간 기준으로 43조~67조원 수준이다. 5년간 기준으로 하면 220조~330조원 규모다. 새누리당, 민주통합당의 정책공약 중 언론에 보도된 것을 정리한 내용을 추계했다. 두 당 정책 중 유사한 것은 단일 항목으로 했다. SOC(사회간접자본), 중소기업 분야 등은 제외하고 복지 쪽만 추계했다. 이 숫자엔 건강보험과 같은 무상의료 성격의 돈이 포함됐다. 이를 국고지원으로 할지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할지 정치권의 주장이 명확하지 않았다. 이 숫자를 국민 전체 부담으로 이해해달라.
―어느 당의 복지정책이 재원이 많이 소요되는가.
▲지금까지 내용으로 봐서는 민주통합당이 많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 공약을 발표하지 않아 지금 현재로서 어느 당이 많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공식적으로 각 당에서 입장이 나오면 다시 정확하게 말씀드리겠다. 지금은 비교기준이 맞지 않는 것 같다.
―어떤 공약이 재정 소요가 많나.
▲기초수급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자는 내용이 있는데 4조원이 넘게 들 것 같다. 소득 하위 70%에 반값 등록금을 지원하는 것도 2조원 이상 들어간다. 사병 봉급인상은 1조6000억원 정도다. 조 단위가 넘어가는 공약이 많다. 이 금액은 연간기준이며 현재 예산 말고 추가로 들어가는 돈을 뜻한다.
―정부가 이전 선거철에도 이런 작업을 했나.
▲제 기억으로 복지 TF를 만들어서 한 적은 없다. 어느 해든 예산편성 과정에서 이런 내용을 검토한다. TF 구성해서 전체적인 복지공약의 내용을 검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어느 해보다 정치권에서 복지공약 수요가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당정협의한 바 있나?
▲당정협의한 것은 아직 없다. 작년에 예산하면서 나왔던 아이템은 일부 있지만 금년에 공약이 나온 이후에는 당정협의 아직 없다. 보육, 양육, 보육교사 처우개선문제 등은 국회에서 예산협의하면서 당정 협의과정에서 얘기 나왔던 것이다.
―정치권의 공약이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면 국가채무가 많이 늘어날 텐데.
▲조세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지금 복지제도로 간다 하더라도 30%대의 국가채무비율이 2050년엔 137%까지 간다고 한다. (추계된) 숫자가 (예산에) 들어간다면 '디재스터'(disaster·재앙)가 될 것이다. 중간값이 50조원인데, 올해 복지 예산 92조의 반이 넘는다.
―이런 작업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데.
▲복지 TF 운영에 정치적 목적이 있지 않다. 정치권에서 나온 공약에 대해 아무런 편견 없이 정부가 정책 마련과 예산편성에서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를 보는 것이다. 앞으로 각 당에서 나온 공약이 구체화·공식화되면, 당에 차별 없이 정부가 내용을 가지고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이야기할 것이다. 정치 의도와는 추호도 관련없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