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서 울린 맘마미아,그걸 가능케 한 한국인
중국 상하이 프랑스 조계 동부지역 쉬자후이는 19세기 유럽의 고상한 멋을 풍긴다. 이곳에 '본부'가 있다. 국내 공연계 '큰손' CJ E&M의 중국 뮤지컬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하는 곳이다. 요원은 정예멤버로 30명이다. 한국에서 급파된 직원 3명, 현지 중국인 27명. 이들을 끌고 새시장 개척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는 이성훈 CJ E&M 공연사업부문 중국사업담당부장(43·사진)이다.
영국의 카메론 매킨토시('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 판권 소유)나 로이드 웨버의 RUG('오페라의 유령' '캣츠' 판권 소유) 등 세계적인 뮤지컬 제작진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뮤지컬 시장이 한국 대기업의 야심 찬 공략으로 물꼬가 터지고 있다는 건 고무적이다. CJ-중국 합자회사의 중국판 '맘마미아'가 성공적인 흥행 기록을 남기며 지난달 6개월 대장정을 끝내면서 새삼 이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제 막 용틀임을 시작한 중국 뮤지컬 시장의 미래는 어떤 색깔일까. 성장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한국시장의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중국통' 이 부장을 통해 전망해봤다.
―지난해 7월 시작한 '맘마미아'가 200회 공연으로 25만 관객 동원, 2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성공적인 안착으로 평가받는데 어떤 점이 통했다고 보나.
▲중국 관객들은 아직 뮤지컬 공연에 익숙지 않다. 이를 감안해 쉬운 스토리, 처음 들어도 친근한 음악의 뮤지컬을 고른 게 '맘마미아'였다. 그룹 아바의 전성기 중국은 문화혁명기이긴 했지만 흥이 많은 중국 관객들에게 아바의 대중적인 음악은 역시 적중했다.
―중국 뮤지컬 시장이 이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해외 제작사들의 공략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세계적인 프로듀서들이 중국시장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카메론 매킨토시나 로이드 웨버가 이제껏 한국 방문은 한번도 안했지만 중국은 여러 번 왔다. 그만큼 시장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다.
―머지않아 해외 큰손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지 않을까.
▲중국시장은 제작자들 뜻대로 술술 풀리는 곳이 아니다. '맘마미아'가 첫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중국 문화부 산하 기관, 방송사 등과 함께 2년 전 만든 합자회사를 통해 이 작품을 올렸다. 이 프로덕션의 의미는 우리 측이 기술과 콘텐츠를 제공하고 중국 측은 우리 노하우를 그대로 배운다는 데 있다. 중국 정부가 중국 내 공연산업을 키우기 위해 이런 시스템을 원한 것이다. 모든 공연사업은 중국 정부의 철저한 계획하에 진행된다. 중국 정부는 사업 파트너로 한국의 CJ를 택한 것이다. 우리가 10년 이상 공을 들인 결실로도 볼 수 있다. 해외 대작들은 우리를 통해 중국 무대에 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분간은 이 틀을 깨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향후 중국 시장 성장 전망은.
▲헤아릴 수 없이 큰 시장이다. 일단 인구 1500만명에 소득수준 1인당 1만5000달러가 넘는 곳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3곳이나 된다. 이 도시가 1차 타깃이다. 인구 500만 이상, 소득 1만달러 이상 되는 도시도 얼핏 잡아 20여개다. 이보다 규모가 조금 떨어지는 도시도 10개가 넘는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홍콩, 마카오, 대만까지 확장된다. 중국어 콘텐츠가 영어 콘텐츠보다 사이즈가 더 크다. 내년쯤엔 중국 10대 도시 뮤지컬시장 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엔 중국어권 시장 전체가 4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 시장은 어떤 상태로 판단하나.
▲한국 뮤지컬 시장은 연간 2000억원 규모로 성장에 한계를 드러낸 지 제법 됐다. 동맥경화를 앓고 있다고 봐야 한다. 시장이 커지는 속도는 더딘데 나눠 먹으려는 사람은 많아진다. 창작뮤지컬을 활성화한다 해도 시장이 작다. 공연을 올릴 만한 도시가 서울과 대구 두 곳뿐이다. 그러니 대기업 입장에선 새 시장을 찾는 게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했다. 일본 시장도 대안이다. 일본의 경우 전체 뮤지컬 시장은 한국보다 크지만 창작뮤지컬의 뿌리가 약하다. 제작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한류스타를 활용해 시장을 개척할 수도 있다고 본다.
―CJ 측 콘텐츠를 현지 버전으로 무대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구체적인 일정은.
▲이르면 내년 한국 창작뮤지컬 한두 개를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김종욱 찾기' '막돼먹은 영애씨' 등의 대본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중국형 콘텐츠도 개발 중이다. 이 역시 중요한 프로젝트다. 중국 고대 서사, 소설의 원형콘텐츠로 뮤지컬을 만들 계획이다. 가령 중국판 심청전을 중국 관객들이 뮤지컬로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당장 올해와 내년 중국 사업 성적은 어떨 것으로 전망하나.
▲작년 매출액이 160억원이었다. 올해는 '맘마미아'의 중국 지방 투어도 있고 9월 '캣츠'도 시작할 예정이어서 총 4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한다. 내년엔 500억∼6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5년 안에 CJ의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한다.
[email protected] 최진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