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하늘] 지구-달 왕복 어떻게 가능할까](https://image.fnnews.com/resource/media/image/2012/02/26/201202261713405675_l.jpg)
옛날 사람들은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여행하는 상상을 많이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독수리와 같이 큰 새의 발목에 바구니를 묶고 달을 향해 날아가는 상상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상에서 높은 곳에 올라갈수록 공기가 희박해지다가 지구에서 1000㎞ 이상 높이에 가면 거의 공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이 사실을 통해 새를 이용하여 달나라를 여행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포탄을 타고 가는 방법을 생각했지만 이 또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비행기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프로펠러로 된 비행기를 타다가 제트기를 발명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제트기를 타고 달나라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제트기의 원리는 공기를 앞으로 빨아들여 강한 속도로 가스를 뒤로 방출하면서 그 힘으로 앞으로 달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제트기는 무한히 빠른 속도를 낼 수 없고 공기가 없는 진공 속에서 날아갈 수도 없습니다. 현재 가장 빠른 제트기는 음속의 3배인 초속 1㎞ 정도의 속도로 날아갑니다.
달의 여행 방법을 가장 잘 그려낸 것은 100여 년 전인 1902년에 프랑스의 멜리어스라는 공상과학 영화였습니다. 줄 베른이라는 소설가가 로켓을 타고 달나라 여행을 하는 과정을 그대로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 이 좋은 생각이 왜 당시에는 실현되지 못하고 1969년에 이르러서야 인간이 달나라에 다녀올 수 있었을까요. 가장 큰 문제가 지구를 벗어나는 데 엄청난 속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구 중력의 영향을 벗어나 지구를 탈출할 수 있는 속도를 지구의 탈출속도라 합니다. 지구의 탈출속도는 초속 11.2㎞입니다. 사람이 탄 로켓이 처음부터 빠른 속도를 내면 탑승한 우주인의 생명이 위험하기 때문에 서서히 가속을 하여 1분 이내에 음속을 돌파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올라가다가 다시 지구로 떨어지게 됩니다.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들의 탈출 속도는 각 행성들의 중력 크기에 따라 다릅니다. 지구에서 몸무게가 60㎏인 사람은 달에서 약 10㎏, 수성에서 약 22㎏, 금성에서 약 52㎏, 화성에서 약 22㎏, 목성에서 약 158㎏, 토성에서 약 69㎏, 천왕성에서 약 64㎏, 해왕성에서는 약 86㎏입니다. 이처럼 같은 사람의 몸무게가 행성마다 다른 것은 행성에서 물체를 당기는 힘(중력)이 각각 다르기 때문입니다. 각 행성의 탈출 속도는 초속으로 달 2.4㎞, 수성 4.3㎞, 금성 10.3㎞, 화성 5.3㎞, 목성 59.5㎞, 토성 35.6㎞, 천왕성 21.2㎞, 해왕성 23.6㎞ 등입니다.
우주인이 로켓을 타고 목성에 내렸다면 다시 목성을 벗어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목성의 탈출 속도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지구와 달의 탈출 속도는 목성보다 작아 지구 중력을 벗어나 달에 도착했다가 다시 달의 중력권을 벗어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구가 달의 탈출 속도 만큼 작고, 달이 지구의 탈출 속도만큼 크다면 달을 여행하지 못했을 겁니다.
글 : 이용복 서울교육대학교 교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자료 제공>
pado@fnnews.com 허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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