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레미콘 한 트럭 팔 때마다 약 1만7000원 손해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1 10:57

수정 2012.03.01 10:57

레미콘 한 트럭 팔 때마다 약 1만7000원 손해

레미콘 회사들이 레미콘 한 트럭(6루베)을 팔 때마다 1만7000원가량 적자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대기업 건설사와 맺은 협정단가가 레미콘 6루베(1루베=1㎥)당 33만7200원(VAT 별도)인 반면 시멘트와 함께 골재, 운반비, 판매일반관리비(판관비) 등을 포함한 총 원가가 이보다 많은 35만3925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는 1일 본지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공급중단 사태까지 갔다가 최종 타결을 앞둔 레미콘값과 관련, 업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원가를 분석해 본 결과다.

 이처럼 레미콘 업계는 팔면 팔수록 적자를 내고 있어 판관비를 최대한 줄이거나 아예 원거리 수주는 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그나마 적자폭을 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레미콘 원가구성은 이렇다. 이번 원가분석에선 일반적으로 건설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25-240-15' 레미콘을 규격으로 했다.
'25'는 자갈 등 골재수치가 최대 25㎜, '240'은 1㎠의 레미콘이 24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는 뜻으로 강도, '15'는 레미콘의 묽기(또는 된 정도)인 슬럼프를 각각 의미한다. 아울러 시멘트값은 지난해 기준인 t당 6만7500원을 적용했다.

 레미콘 루베당 들어가는 시멘트는 350㎏으로 이를 가격으로 치면 2만3625원(t당 6만7500원=㎏당 67.5원)이다. 여기에 자갈과 모래 등 골재도 2만원어치 정도 포함된다. 또 혼화제, 물 등도 1000원가량 비용이 들어간다. 이럴 경우 순수하게 레미콘 루베당 원재료비만 4만4625원이다.

 유가 상승으로 운반비도 만만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30~40분 거리인 왕복 20㎞ 기준으로 루베당 운반비는 9000원 정도. 이보다 긴 왕복 40㎞ 거리는 루베당 1만2000원 정도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미콘 한 트럭엔 일반적으로 6루베가 실린다. 이럴 경우 원재료비는 26만7750원(4만4625원×6), 운반비(20㎞ 적용)는 5만4000원이다. 레미콘 차량에 제조한 레미콘을 싣고 공사 현장까지 운반하는 순수비용만 대당 32만1750원인 셈이다. 여기에 판관비(제조업 평균 10% 적용)까지 적용하면 레미콘 한 트럭의 원가는 총 35만3925원으로 나온다.

 업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대형 건설사 기준 협정단가는 25-240-15규격 1루베 기준으로 통상 5만6200원(VAT 별도)으로, 한 트럭분인 6루베의 공급가는 33만7200원(5만6200원×6)이다.

 결과적으로 공급가 33만7200원보다 총 제조원가(35만3925원)가 1만6720원 더 비싼 기형적 현상이 레미콘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이 1만원 오를 경우 레미콘 1루베당 3500원가량 인상요인이 발생한다"면서 "여기에 최근 골재가격 인상 압박과 유가 급등으로 인한 운반비 상승요인까지 더하면 업계 전체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그동안 가격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는 전날 전향적 양보를 통해 시멘트값을 t당 7만3600원으로 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레미콘업계가 5일 자체 이사회를 통해 앞서 도출된 시멘트 가격을 수용키로 결정할 경우 다음 주부터 건설업계와 본격적인 레미콘값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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