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회사 리차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리차드 번스타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2000년대 초 리스크온은 글로벌 신용 거품(버블) 발생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투자자들이 이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2010년 신용 버블이 터진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문제라는 생각이 시장에 팽배했다. 때문에 미국을 제외한 세계 경제는 여전히 건재하다고 투자자들은 평가했다. 당시 약세를 보인 달러의 대체물로 유로가 새로운 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시장은 내다봤다. 그러나 2011년에 접어들면서 투자자들은 유럽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인지하기 시작했고 기축통화로서 유로에 대한 얘기는 더이상 진행되지 않았다고 번스타인 CEO는 지적했다.
번스타인은 이어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재정위기를 기점으로 이머징마켓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 또한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럽을 거쳐 마지막으로 문제가 터질 곳은 결국 이머징마켓이기 때문이다.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곤 있지만 선진국발 위기를 피하진 못할 것이라고 번스타인은 강조했다.
신용 버블이 급격히 꺼질 때 정책입안자들이 여파를 충분히 막을 조치를 내릴지 여부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은 회의적이다. 버블을 빨리 가라앉혀 안정을 찾는 것에 주력하기보단 그 과정에서 나타날 부작용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좁혀 이를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번스타인은 설명했다.
버블은 경제에 생산과잉을 야기한다. 생산과잉은 은행 재정상태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신용 버블이 꺼지면 은행은 더이상 보유 자산으로 생산적 활동이 불가능해져 재정이 궁핍해진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생산과잉 감소 속도가 가파를수록 경기 회복은 빠르게 진행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엄청난 규모의 실업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정치적 신뢰가 하락할 수 있어 정책입안자들이 버블 낮추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번스타인은 전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