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외래관광객 1000만시대, 한국관광의 '질'은?

송동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2 10:57

수정 2012.03.02 10:57

지난달 서울에 일본신문 특파원으로 부임해온 오지마 다카하시씨(45).

그는 몇일전 밤 10시경 서울 광화문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집이 있는 동부이촌동까지 가자고 했다. 기사는 알아 들었는지 아무말 없이 가끔식 룸미러로 뒷 좌석을 힐끔거릴뿐 운전만을 계속하더라는 것.

말을 잘 못들었나 싶어 이번엔 더 큰 소리로 "동부이촌동이요"이라 재창했지만 역시 부답. 무슨 일이든 몇번이고 확인을 해야 안심하는 일본인의 특성상 오지마씨는 서서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특파원으로 첫 외국 생할인데다 서울 지리를 잘 모르는 상태여서 도대체 자신이 탄 차가 맞게 가고 있는 건지 그 불안감과 공포감은 더욱 커져만 갔다. 게다가 기사의 인상도 그리 좋지 않고 혹시 어두운 골목이나 공터로 차를 몰고가 강도로 돌변, 돈을 빼앗거나 상해를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신분이 외신 특파원이어서 신변에 대한 위협은 더 크게 느껴졌다.

2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래관광객은 979만4796명, 관광수입은 115억 달러인 것으로 집계됐다.
양적으로만 본다면 곧 외래관광객 1000만시대를 맞는 것에 그야말로 박수를 보낼만하다. 하지만 그 관광객들이 과연 한국에서 어떻게 느끼고 어떤 인상을 가지고 돌아갔는지에 대한 질적 성과는 '글쎄 올시다'이다.

첫 한국여행에 대한 호기심과 아름다운 기대감을 잔뜩 안고 한국을 방문했다가 불친절 등으로 너무 실망한 나머지 "다시는 오지 않겠다"며 돌아간 관광객도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관광객들이 자국에 돌아가 주변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입소문을 어떻게 낼지에 대한 효과가 더 중요한 이유다.

정직하지 못한 상술이나 가격도 문제다. 얼마전 서울 명동에서 만난 일본인 관광객 스즈키씨는 "한국에는 상품 가격이 두가지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명동을 거닐다 한 노점에서 구운밤을 한봉지 3000원씩에 팔고 있는 것을 보고 한봉지 달라했다. 순간 판매원은 일본 사람인 것을 알아채고는 값을 2000원이나 올려 5000원을 내라고 했다는 것.

스즈키씨는 "이해가 안되고 너무 화가 났지만 제가 한국말을 잘못하고 싸우기도 싫어 그냥 체념하고 5000원을 내고 말았다"며 일본 같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란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일본 여성관광객도 "일본인들 사이에서는 한국에 가면 바가지요금, 택시타기를 특히 조심하라는게 상식"이라고 했다.

관광공사는 올해도 1100만명이라는 양적인 외래관광객 유치 목표를 위해 중국, 일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펼친다. 아울러 지역 관광자원 등 홍보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관광객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질적인 면에서의 '고객감동'을 위한 정책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관광은 이른바 '굴뚝없는 산업'으로 인적 의존도가 매우 높은 서비스업"이라며 "제대로 된 관광산업으로 성장하고 국격을 높이기 위한 안목에서는 '몇명을 유치했느냐' 보다 관광객들의 만족도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종훈 한국관광공사 차장은 "불만족으로 돌아간 외래관광객은 다시는 방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결국 양적인 면에서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다시찾고 싶은 한국'이란 구호로 관광의 질적 내실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dksong@fnnews.com 송동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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