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모펀드들은 통상 수익이 많이 나는 IPO를 선호한다. 그러나 중국 특유의 IPO 절차로 인해 사모펀드들의 IPO 기회가 박탈당하고 있다. 거래소의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바로 IPO를 단행할 수 있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증권 규제당국이 IPO 실행 업체와 시기를 직접 결정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회도 제한적이다. 지난해 중국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털이 IPO 한 기업이 2010년 221곳보다 감소한 171곳에 그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HAO캐피털 설립자 일레인 웡은 "매년 IPO 할 수 있는 기업 수가 한정되다보니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이 IPO하려는 기업 수보다 IPO 기회를 얻는 기업 수가 더 적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IPO를 하지 못한 사모펀드가 기업 지분을 다른 사모펀드 또는 기업에 이양하는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근 중국 CDH캐피털과 씨틱사모펀드, 뉴호라이즌캐피털은 MBK파트너스가 보유하고 있던 루예제약 지분을 매입하기로 합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사모펀드 업체가 또 다른 사모펀드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일은 중국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현재 중국 사모펀드들의 거래가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기회는 한정적인데 반해 자금은 대량 몰려들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제로2IPO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이 조달한 자금은 총 671억달러(약 74조7400억원)로 전년보다 73% 증가했다. 사모펀드의 투자 규모도 406억달러(약 45조2200억원)에 달하며 지난 2010년 158억달러(약 17조6000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투자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제로2IPO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의 투자한 계약은 2200건으로 전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2009년엔 단 594건에 그쳤다. 중국 상하이 소재 유럽계 모태펀드인 제이드인베스트의 상무이사 루드빅 닐슨은 "자금을 널리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펀드가 널렸다"고 진단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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