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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유로존 스태그플레이션 부채질 한다?

김유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2 14:36

수정 2012.03.02 14:35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동성 공급으로 최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스태그플레이션과 같은 이상 경제현상을 부채질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로 실업률은 증가하는 가운데 물가는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유로존 실업률이 최근 15년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반면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한 가운데 ECB는 오히려 장기 대출 프로그램(LTRO)으로 돈을 풀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 실업률은 지난 1월 전월비 0.2%포인트 상승한데 이어 지난 2월에도 0.1%포인트(18만5000명) 오른 10.7%(약 1700만명)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 2월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0.1%포인트 오른 2.7%로 당초 ECB의 목표치(2%)를 훨씬 웃돈다.

앞서 ECB는 지난해 12월 1차 유동성 공급에 이어 지난주에 유럽 은행 800여곳을 대상으로 5300억유로(약 786조5500억원) 규모의 2차 자금 수혈을 했다.
ECB가 두 차례에 이은 유동성 공급으로 유럽에 뿌린 돈은 총 1조유로(약 1502조원)에 달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실업률 및 물가상승률 추이 <자료: IHS글로벌 인사이트, 유로스타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실업률 및 물가상승률 추이 <자료: ihs글로벌 인사이트, 유로스타트>

여기다 최근 일부에선 유가 급등 현상 등 에너지 값이 오르는 원인으로 LTRO가 지목됐다고 WSJ은 전했다.

유럽에서 막혔던 자금줄이 LTRO로 풀린 만큼 원자재 수요도 늘어 에너지값이 올랐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인 반면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유가 급등에 ECB의 영향이 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ECB의 1차 유동성 공급 이후 유가는 전월비 10% 가량 급등했다.


런던 소재 BNP파리바의 이코노미스트인 켄 와렛은 "유가 급등은 주로 (중동지방 등) 공급하는 쪽에서 오는 압력에 따른 것"이라며 "(그러나 유럽)중앙은행도 부분적으로 원인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반면 ECB 관계자들은 유동성 공급량은 제한적이었으며 유가는 중동지역의 원유 수급 상황에 달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에발트 노보트니 ECB 정책위원 겸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ECB의 통화정책과 유가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건 미친 소리"라며 "이는 최근 이란 사태 등 정치적인 사건과 더 관련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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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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