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농협 신경분리, 덩치만큼 힘을 키워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2 17:42

수정 2012.03.02 17:42

 농협중앙회가 2일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분리해 새롭게 출범했다. 지난 1961년 농업은행 통합 이후 61년 만의 대변신이다. 농협은 이번 개편으로 은행,보험 등을 포괄하는 금융지주사와 전국 245만명의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 판매와 유통을 전담하는 경제지주사로 분리됐다. 두 지주사는 각각 종합유통그룹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금융그룹으로 재탄생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농협의 신·경 분리는 금융과 유통분야의 대변혁을 예고한다. 그 규모와 조직이 국내 최고 수준인데다 법규로 제한했던 각종 족쇄가 풀리면서 운신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경제지주사는 전국에 직영 하나로마트만 56곳에 이른다. 소매 유통 점유율로 치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지역 농협의 하나로마트 2070곳을 대형화·전문화하면 위상은 단번에 달라진다.

 금융지주사는 자산 240조원으로 5대 금융지주사로 이름을 올렸다. 지역농협까지 합하면 450조원으로 단연 1위다. 출자한도 규제가 풀려 인수합병(M&A)의 길도 열렸다. 공제사업에 그쳤던 보험영업이 자유로워져 생명·손보업계 판도가 변화하는 건 시간문제다.

 그러나 시장은 무임승차를 허용하지 않는다. 덩치만 갖고는 치열한 시장경쟁을 이겨 낼 수 없다. 구조조정을 통한 내부개혁과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덩치에 걸맞은 경쟁력이 생긴다. 조직적인 대출비리, 연이은 전산사고 등의 재발방지를 위한 내부통제시스템 강화도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 유통단계 단순화와 유통망의 전문화·규모화는 경제지주사 경쟁력의 원천이다.


 농협의 신·경 분리 취지는 경쟁력과 전문성을 확보해 조합원인 농업인에게 이익을 돌려주자는 것이다. 이런 취지를 살리려면 농업인과 농협,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중앙회·지주사·자회사가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신·경 분리는 농협 개혁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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