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현역 의원 물갈이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실제로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무소속 출마 등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움직임은 정치권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는 5일 100곳 이상의 2차 공천자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2차 공천 확정지역은 수도권과 영남권 등 전국에 골고루 분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위는 지난달 27일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이재오 의원을 포함한 21명의 1차 공천자 명단과 함께 전략지역 22곳의 명단을 발표한 바 있다. 구주류 친이(친이명박)계 인사 상당수는 불공정 공천 시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혀 공천 결과에 따라 적잖은 후유증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대폭 물갈이설이 나도는 '텃밭' 영남권에서 상당수 중진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 시 불공정 공천이라는 문제를 제기하고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영남지역 외에 수도권 일대 일부 지역구에서도 공천 결과자 명단 발표를 앞두고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안상수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의왕.과천을 전략지역으로 지정한 것에 대해 "누군가에 의한 안상수 죽이기"라고 비판하면서 "불공정 공천 시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무소속 출마를 원한다'고 하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통합당도 이르면 5일 광주와 전남·북 지역 공천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4일 현재까지 지역구 99곳을 단수후보 공천지역(전략공천 제외)으로, 48곳(105명)을 경선지역으로 각각 선정하는 등 세 차례에 걸쳐 147곳에 대한 공천심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현역 의원 탈락이 전무하고 전·현직 의원이 대거 공천을 받음에 따라 물갈이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론에 직면했다.
특히 5일 발표에서는 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공천 혁신을 위해 옛 민주당 계열 현역 의원을 무더기로 탈락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해당 지역 현역 의원들은 이에 대해 옛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공천학살'이라는 표현까지 하면서 공천 여부에 따라 탈당 및 무소속 출마에 나선다는 분위기다.
한국노총 등 시민단체와의 연대에도 균열조짐이 보이고 있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인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민주통합당이 창당 초기의 마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한국노총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통합당은 위기에 놓여 있다. 정치개혁과 정당혁신의 창당정신은 훼손됐고, 노동·시민사회세력이 함께한다는 통합정신은 실종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노총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다. 자기들끼리 지분 나누기에 혈안이 됐다"며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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