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中, 가치 추락한 유럽 기업 사냥 나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6 16:24

수정 2012.03.06 16:24

【 베이징=차상근 특파원】 중국 기업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외기업사냥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업가치가 뚝 떨어진 유럽 등지의 유력기업들을 싼값에 사들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이다.

 6일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중국국가전력망은 3억8700만위안(약 688억원)이란 비교적 싼 가격에 포르투갈 국가에너지의 지분 25%를 사들였고 지난달 17일에는 중국오광그룹이 13억달러를 들여 콩고의 앤빌광업 지분을 100%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1월 말에는 산둥중공업이 이탈리아의 호화요트 생산업체 페레티를 1억7800만유로(약 2637억원)에 인수했고 비슷한 시기 중국 최대의 건설장비 업체인 산이중공업은 펌프카업계의 세계 최고봉 독일의 푸츠마이스터를 인수했다.

 중국의 기업들이 3조달러를 넘는 막대한 외화를 무기삼아 전 세계 기업간 인수합병(M&A) 시장을 올해도 휩쓸고 있다.

 지난 2월에만 중국해양석유가 영국 터러우석유를 14억6700만달러(약 1조6456억원)에 인수하는 등 중국 기업들은 글로벌 우량기업 9개를 사냥하는 왕성한 식욕을 보였다. 광업·에너지기업이 4개며 금융,기계제조 등 업종도 다양하다. 금액은 모두 46억달러에 달한다.


 창업투자자문업체인 칭커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들은 전년보다 93% 늘어난 모두 110건의 해외 M&A를 성공시켰고 공개된 합병금액만 전년보다 112% 늘어난 281억달러에 달했다.

 2011년 말까지 중국인들은 전 세계 178개국에서 1만8000개의 기업을 설립하며 비금융부문에서만 누적 3220억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이후 불어닥친 중국 기업들의 해외투자 열풍은 투자지역이나 부문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역에서는 유럽의 국가채무위기 이후 기업들의 자산가치 추락에 따라 중국 자본이 대거 진입하며 무차별 사냥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모펀드인 아시아유럽자본그룹에 따르면 중국의 유럽 투자액은 2010년 41억달러에서 작년 104억달러로 늘었다. 유럽투자규모가 중국 전체 해외투자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0%에서 작년 34%로 급증했다.

 동시에 투자영역도 급속히 다양화하고 있다.
에너지, 자원개발 위주에서 제조, 소비품, 첨단기술업종 등도 비중이 높아져 비에너지업종 비중은 2010년 22%에서 작년 35%로 뛰었다.

 하지만 이 같은 해외진출 붐이 투자실패율을 높일 것이란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중국 국제문제연구소 후아리밍 연구원은 2004년 이후 중국은 14개 기업이 모두 950억위안의 손실을 경험한 바 있다며 해외투자의 위험은 알려진 것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csk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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