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가비' 커피와 고종을 둘러싼 음모와 비밀 이야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6 23:00

수정 2012.03.06 23:00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애호가로 알려진 고종의 커피를 노린 자들이 있었다.

영화 ‘가비’는 역사적 사실인 1896년 고종(박희순 분)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해 대한제국을 준비하던 혼돈의 시기를 배경으로 고종암살작전이 은밀히 진행됐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더한 팩션 영화다.

따냐(김소연 분)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잃고 줄곧 자신의 곁을 지켜주는 일리치(주진모 분)와 함께 러시아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러시아 대륙에서 커피와 금괴를 훔치던 따냐와 일리치는 러시아 군에게 쫓기게 되고 그런 그들을 앞에 조선계 일본인 사다코(유선 분)가 나타난다.

사다코는 자신의 조국을 버리고 일본을 택한 여인으로 따냐와 일리치에게 목숨을 구해주는 대가로 조선으로 돌아가 고종암살작전에 가담할 것을 요구한다.

이후 따냐는 고종의 커피를 내리는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로, 일리치는 일본과 러시아의 이중스파이가 되어 따냐 곁을 지키며 살아가게 된다.

고종은 황후를 잃고 나라를 잃은 왕의 외로운 내면을 보이기도 하고 안타까운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홀로 대한제국을 준비하는 강인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따냐는 고종의 곁을 지키면서 점점 조선을 가슴에 품게 되고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움을 알면서도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고 갈등하게 된다.


특히 고종에 의해 살해된 줄 알았던 따냐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일리치가 따냐에게 가비를 선물하기 위해 아무 것도 모르고 저지른 행동으로 죽음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극적 긴장감을 더한다.

훗날 일리치가 그 때를 회상하는 모습은 따냐를 위해 조국도 버리고 자신의 목숨까지도 바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한다.

또한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러시아-일본-조선 3국의 다채로운 패션들은 관객들에게 볼거리를 더한다.

김소연은 초반 러시아에서는 보헤미안적 느낌으로, 조선에 와서는 몸매가 돋보이는 단아하고 절제된 드레스와 전통 궁녀복까지 소화하며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다.
또 유선은 화려한 기모노 의상들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뿐만 아니라 출연 배우들은 각각 수준급의 러시아어와 일본어 실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직접 커피제조 방법을 배워 커피 내리는 모습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한편 아관파천 시기를 시대적 배경으로 커피와 고종을 둘러싼 음모와 비밀을 그린 영화 ‘가비’는 오는 15일 개봉 예정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ohseolhye@starnnews.com오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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