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푸틴 체제의 러시아, 국내기업에 어떤 영향 줄까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7 17:05

수정 2012.03.07 17:05

푸틴 러시아 대통령 후보가 63%의 압도적 지지를 얻어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음에 따라 우리 기업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코트라는 러시아 정부가 자원의존형 경제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보기술(IT), 의료, 에너지효율화, 원자력, 우주항공 등 5대 핵심분야를 선정하고 산업 현대화를 통해 경제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어 이 분야의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7일 전망했다.

푸틴 신임 대통령은 오는 5월에 임기를 시작, 2018년까지 6년간 러시아를 이끌게 된다. 푸틴은 대선 공약에서 '강한 경제(Strong Economy)-강한 러시아(Strong Russia)'를 비전으로 제시해 앞으로 보다 강력한 경제 개혁조치들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러시아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인 자원의존형 경제를 탈피하기 위한 조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지난 2008년 국제금융위기로 주 수입원인 석유와 가스의 국제가격이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심각한 경제위축을 겪었다.


러시아 정부는 이를 위해 IT, 의료, 에너지 효율화, 원자력, 우주항공의 5대 핵심 분야를 선정하고 산업현대화를 통해 경제체질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최근 에너지 가격상승으로 재정 여력이 생기면서 이들 5개 핵심 산업분야에 대한 투자가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경제 분야의 체질개선을 위한 외국인 투자유치 활성화도 예상된다. 지난 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국제규범에 맞는 법률과 제도를 정비하고 동시에 자국 생산부품 사용 의무 비율을 높이는 등 외국기업의 현지화를 유도해 나갈 전망이다. 외국기업에 대한 반대정서와 정경유착에 대한 의혹으로 주춤하던 국영기업 민영화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강한 러시아를 표방하는 푸틴은 대외정책에 있어 CIS국가들을 한데 묶는 경제 블록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10월 러시아의 주도로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CIS 국가 8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자유무역지대 창설협정이 서명됐으며 이의 전초단계로 지난해 7월부터 러시아,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3국간 관세동맹이 발표되기도 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계층간 소득불균형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푸틴은 이번 선거 공약으로 2020년까지 근로자 평균임금을 지금의 1.6배인 4만 루블까지 올리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분배 정책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푸틴 대통령 당선에 따른 우리나라의 러시아 수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의 재집권이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되고 있었고 러시아 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는 만큼 우리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 전기전자, 화학제품 등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산 화학소재를 수입하는 러시아의 A사 관계자는 "푸틴의 대통령 당선은 기정사실이며 그보다는 환율 변동과 소비자들의 수요 변화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으며 모스크바 주재 한국기업인 B사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제 정책은 현재의 틀을 계속 유지하고 단기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테지만, 현지 진출 기업에게 자국기업 육성을 위한 자국 생산부품 사용 증가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상욱 코트라 CIS지역본부장은 "푸틴 정부는 대외적으로는 경제성장을 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기 목소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나 경제부문에서는 실용주의 노선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2017년에는 러시아의 경제규모가 세계 5위권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우리기업은 보다 적극적인 현지진출 노력을 통해 현지 내수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hj@fnnews.com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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