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외신이 칭찬한 朴장관, 남은 과제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07 17:56

수정 2012.03.07 17:56

미국 월 스트리트 저널(WSJ)지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을 칭찬했다. 저널지는 7일자 '정직한 한국인(The Honest Korean)'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포퓰리즘에 맞설 배짱을 가진 정부 고위 인사가 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런 논쟁에서 합리적 사고를 하는 박재완 장관에게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은 박 장관의 임기가 끝나면 그를 빌려갈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이 정도 표현이면 극찬에 가깝다. 박 장관은 격려를 받을 자격이 있다.
그는 작년 6월 취임사에서 "우후죽순의 복지 포퓰리즘에 맞설 스파르타 300 전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2012년 예산은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위해 '군살을 빼고 근육질로 편성'했다. 2013년은 당초 목표 시기를 1년 앞당긴 것이다. 그는 정치권의 증세 움직임에 대해서도 분명한 어조로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박 장관의 창의적인 실천력이다. 한국 경제의 성숙도와 고령화 속도를 볼 때 복지수요 증가는 필연적이다. 박 장관은 증세에 반대하면서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은 교과서의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세원을 발굴하고 세수 저변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노력은 미흡하다. 누더기 비과세·감면 제도를 뜯어고치려는 시도도 시늉뿐이다. 이래선 부자·재벌을 때리는 정치권의 감성적인 증세 논리에 맞서기 힘들다. 박 장관은 또 "성장을 통해 과세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명한 조세정책 방향"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부가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과연 적절한 노력을 기울였는지는 의문이다. 고용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 산업 혁신은 영리병원 무산에서 보듯 제자리걸음이다. 제조업·수출 위주의 일방통행식 산업 구조를 서비스·내수로 보완해야 한다고 입으로만 강조할 뿐이다.
저널지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미국 보수파를 대변한다. 박 장관은 칭찬을 새겨들어야 한다.
만약 박 장관이 온갖 이해관계가 뒤얽힌 비과세·감면제 하나라도 제대로 뜯어고친다면 외신이 아니라 우리 국민에게 존경을 받을 것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