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미국에서 대규모 화물처리 물동량을 수주했다.
세계적인 컨테이너선사 4개사가 현대상선이 미국 서부 타코마항에 운영 중인 자영터미널(WUT·사진)에서 짐(화물)을 내리고 싣기로 한 것. 그동안 물동량이 많지 않아 처리능력에 비해 낮았던 타코마항 터미널의 가동률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게 된 셈이다. 현대상선의 터미널사업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11일 현대상선은 그랜드얼라이언스(GA), 짐라인 등 4개 글로벌 선사가 WUT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로 현대상선 WUT는 4개 선사로부터 매년 56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의 물동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이렇게 되면 WUT의 연간 화물 처리량은 79만TEU. 이는 지난해 WUT가 처리한 화물량(23만TEU)보다 3배 이상 많다.
그동안 WUT에는 현대상선, 미국의 APL, 일본의 MOL 등 뉴월드얼라이언스(TNWA) 소속 선박만 기항했다.
현대상선은 오는 7월부터 처리물량이 늘어남에 따라 3000만달러를 투자, 8대의 야드크레인 등 시설 투자에 나선다. 지난 1999년 개장한 현대상선의 WUT는 42만㎡ 부지에 총 106만TEU의 처리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지난해 4월부터 세 차례에 걸친 입찰 등 글로벌 선사 유치에 많은 공을 들였다"며 "선사로부터 WUT의 우수한 터미널 시설과 자체 보유한 철도운송 시설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GA 등의 유치로 터미널 수익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물론 현대상선 항만물류 비즈니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울러 WUT는 명실상부한 미 북서부 대표항만으로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앞으로 항만물류사업을 더 키울 방침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오는 2014년 연간 처리능력 400만TEU 규모의 컨테이너터미널을 개장한다. 미국 타코마, 로스앤젤레스(120만TEU), 대만 가오슝(51만TEU)에 이어 해외에 짓는 네 번째 자영터미널이다.
최근엔 중국 산둥성교통운수그룹과 물류 합자법인(산동교운현대물류유한공사)을 설립, 칭다오항에 연간 컨테이너 31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컨테이너장치장(ODCY)을 오는 10월께 개장한다. 국내에선 200만TEU 규모의 부산신항만 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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