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알레르기 질환 치료 새 장 연다

허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11 16:59

수정 2012.03.11 16:59

알레르기 질환 치료 새 장 연다

천식, 아토피, 알레르기와 같은 자가면역질환은 한 번 발병하면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 환기나 대청소로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줄일 수 있지만 외출이 잦은 봄철에는 황사와 꽃가루를 피할 수 없다. 최근 기초과학 영역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해 질병 정복을 앞당길지 주목된다.

11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최근 알레르기, 아토피 등 질병과 관계된 몸속 세포를 면역에 도움이 되는 세포로 바꿔 질병 치료의 단서를 제공하는 기초연구 성과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 약학대학 제약학과 강창율 교수 연구팀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Th2' 기억세포(기억 T세포)를 면역 조절 세포(조절 T세포)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천식 동물모델에서 증명했다.

알레르기 유발물질(항원)과 접촉한 경험이 있는 몸속 세포는 항원을 인식할 수 있는 기억세포로 남게 된다.


알레르기 환자들은 이런 기억세포를 건강한 사람보다 많이 지니고 있어 항원에 훨씬 민감하다.

하지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몸속 세포를 빼내 질환을 약화시키는 면역 조절세포로 바꾼 뒤 다시 몸속에 넣어준다면 맞춤 치료가 가능할 전망이다.

강 교수는 "적군(질환 유발 세포)을 아군(면역 조절 세포)으로 바꿔주는 방법"이라며 "기억세포는 면역조절세포로 바꿀 수 없다는 기존의 관념을 깬 발견으로, 맞춤형 알레르기 치료법을 개발하는 단초를 제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이상규 교수 연구팀도 아군을 적군으로 바꾸는 방법으로 자가면역질환(천식, 아토피, 류머티즘관절염, 크론병)과 만성염증질환(심근경색, 당뇨병) 치료용 단백질 신약을 개발했다.

'Foxp3'라는 단백질을 지닌 몸속 면역 조절 세포는 과다한 염증과 면역반응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자가면역질환과 만성염증성 질환이 일단 발병하면 면역 조절 세포의 기능과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연구팀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단백질 전달물질(펩타이드)을 이용해 과다한 염증과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기억세포를 면역조절세포로 바꿔줄 수 있다는 사실을 쥐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 교수는 "이 방법은 전신 투여뿐만 아니라 피부와 기도를 통해서도 투여할 수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건국대 응용생물학과 박혜진 교수 연구팀은 동충하초를 접종시킨 발아대두가 항염증·항알레르기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세포주 모델에서 확인했다.
박 교수는 "이 연구는 발아대두 동충하초 균주의 독자적 배양기술 확립을 통해 균일한 원료를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표준화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pado@fnnews.com 허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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