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칼럼] 사랑받는 프랜차이즈 되려면/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11 17:49

수정 2012.03.11 17:49

[차관칼럼] 사랑받는 프랜차이즈 되려면/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산업도 어느 새 30여 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청년이 됐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제조업보다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던 서비스 분야에 표준적인 사업기법을 마련해 선진화를 이끌었고 국민에게 새로운 창업과 고용 기회를 제공했다. 이제는 매출 95조원, 고용 124만명에 달할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프랜차이즈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기업인과 종사자 여러분에게 감사할 일이다.

지난 30년간 프랜차이즈 산업은 성장과 이윤이라는 외길을 잘 달려왔다. 인생에서 30세가 되면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직장·사회의 여러 관계에서 만들어지는 역할을 조화롭게 해야 하는 것처럼 프랜차이즈도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도전에 대응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의 모습을 어떻게 그려내야 할 것인가. 무엇보다 긴 호흡에서 서비스 산업의 선진화와 경쟁력 강화를 선도하는 역량 있는 기업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분야에서 많은 세계 일류기업이 있으나 프랜차이즈를 포함한 서비스분야에서는 아직 내놓을 만한 글로벌 기업이 없다.


이런 의미에서 좁은 국내시장보다는 한류 붐과 연계해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는 노력이 요구된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미국 문화의 자부심과 인식을 높이는 훌륭한 광고판 역할을 통해 미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는 아직도 해외에 진출한 실적과 성과가 이에 미치지 않지만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는 글로벌 브랜드가 나오리라는 기대를 해본다.

새로운 업종의 개발 등 프랜차이즈의 다변화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는 70% 가까이가 음식 등 외식업에 치중돼 있다. 이제는 우리 사회의 환경 문제, 자원의 효율적 이용, 고령화 사회로의 전환 등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사회적 서비스 프랜차이즈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장난감·유아용품의 리스서비스, 중고제품의 재활용 서비스, 실버·요양 서비스 등이 새로운 업종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맹점주와 가맹본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신뢰와 상도의 정착에도 힘을 써야 한다. 미국 벤틀리대학교의 라젠드라 시소디어는 '위대한 기업에서 사랑받는 기업으로'라는 저서에서 사랑받는 기업의 수익은 S&P 500대 기업의 8배에 이른다고 얘기했다.

단순하게 공생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구성원들이 서로의 입장과 상황을 공감하는 관계가 되고 사회적으로 기대하는 책임과 신뢰를 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건전한 상도의가 정착되고 지역상인, 가맹점주, 소비자가 같이 호흡하고 생활하면서 더불어 성장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따뜻한 자본주의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런 의미에서 오는 15일 한국프랜차이즈 업계가 개최하는 '고용창출과 동반성장을 위한 비전선포식'에 큰 기대와 박수를 보낸다.

정부도 프랜차이즈 산업의 건전한 성장 발전을 위해 정책적 배려를 해 나갈 것이다. 프랜차이즈 수준평가 등 우수 프랜차이즈 발굴 육성, 프랜차이즈 인력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코트라 등 해외 거점을 활용해 우수한 프랜차이즈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전개해 나갈 생각이다.

앞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은 좁은 국내시장에서의 경쟁으로는 한계가 있고 신뢰와 건전한 상도의가 부족해서는 제대로 성장하기 어려운 고비에 와 있다.
어느새 우리 프랜차이즈 산업은 스스로의 길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하는 상황에 돌입한 것이다. 프랜차이즈 업계 스스로 그간의 빛과 그림자를 되돌아보고 슬기롭게 대처해서 세계 속에 각인되는 대한민국 프랜차이즈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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