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안경

“안경원, 명확한 타깃이 있어야 살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13 09:19

수정 2012.03.13 09:17

▲ 남경보 룩옵티컬 점포개발팀장은 "최근 경기가 침체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뚜렷한 타깃 설정이 안경원 운영의 왕도"라고 설명한다.
"대들보를 잘못 세우면 서까래를 좋게 올려도 건물에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타깃을 잘못 잡으면 아무리 안경원을 크고 화려하게 오픈해도 실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남경보 룩옵티컬 점포개발팀장은 안경원의 타깃 설정을 집 짓는 것에 비유했다. 요즘과 같이 경기가 침체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시장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뚜렷하게 타깃을 설정해 안경원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상권개발 업무를 담당해 온 남 팀장은 "확실하게 소비층을 설정하지 않고 무작정 크게만 안경원을 운영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남 팀장이 명확한 타깃없이 운영 중인 대형 안경원의 경영난을 예상한 데는 그 이유가 있다. 경기침체로 안경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약해져 안경원의 수익이 악화된데다, 그나마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 층은 점점 중심상권에서 감성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이 익숙해지고 있어서다.
이에 명확한 타깃 없이 오픈한 대형 안경원에는 고객이 찾지 않는 악순환이 일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본지는 남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매출 신장과 함께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룩옵티컬의 상권과 타깃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상권 환경은 어떻게 바뀌었나.

△과거에는 대충 봐도 '바로 여기다'라는 감이 왔다. 이젠 쉽지 않다. 정보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갖고 있는 국내 200여 개 프랜차이즈는 물론 금융권, 외국펀드까지도 주요도시 중심상권에 위치한 입지가 좋은 매장을 먼저 가져가기위해 가세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매장의 임대료는 폭등하고, 타 업종에 비해 경쟁력이 취약한 안경원은 중심상권에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주택가에 위치한 안경원 매출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오픈 상담을 위해 안경원을 방문하다 보면 몇 년 전만 해도 주택가에서는 입지가 좀 나쁜 곳이더라도 일단 안경원을 차리면 그럭저럭 운영이 됐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중심상권에 있던 안경원 대부분이 주택가로 밀려오다 보니 서로 가격경쟁이 펼쳐지게 됐고, 거기에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까지 닫혀 매출이 30% 이상 떨어진 경우가 보인다. 그나마 중소 안경원은 고정비가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버틸 수 있지만 대형 안경원의 경우 기능성 안경이라는 아이템 하나만을 가지고는 최근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매출이 50%까지 떨어지는 직격탄을 맞은 곳이 수두룩한 상황이라고 한다. 이처럼 매출이 계속 떨어지다 보니 부동산 시장에 나온 안경원 매물은 계속 늘고 있다.

-현재 안경시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현재 국내 안경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안경사 대부분이 지금의 불황을 단순히 경기침체의 여파로만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구조적인 문제에 의해서 일어나고 있는데 말이다. 요즘에는 소비자들이 중심상권에서 영화관람, 커피, 의류구입 등 목적 없는 감성적인 소비를 하다 보니 안경처럼 목돈이 들어가는 데에 쓸 돈이 없어지게 되었다. 결국 소비자들은 1~2년 더 같은 안경을 쓰며 교체를 미루게 되고, 콘택트렌즈처럼 저렴한 제품을 구입해 자주 교체하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그 결과 주택가에 위치한 안경원의 매출은 중심가에 위치한 안경원보다 더욱 크게 하락하고 있으며, 앞으로 중심상권에서 소비하는 구매 성향이 더욱 강해질수록 주택가에 위치한 대형 안경원에는 고객이 찾지 않는 악순환이 나타날 것이 명확하다

-올해 국내 안경시장을 전망한다면.

△경기침체와 소비자 물가상승으로 2011년보다 안경 수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소비자 조사와 마케팅을 통해 안경원 운영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개인 안경원은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결국 대부분의 개인 안경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불황일수록 창업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창업이 인기를 끄는 것처럼 안경시장도 결국 탄탄한 운영시스템과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한 프랜차이즈를 선호하려는 경향이 높게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프랜차이즈 안경원은 소비자와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빠르게 움직이며 개인 안경원들의 매출액이 줄어들 때 오히려 매출이 큰 폭으로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룩옵티컬은 최근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 가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며 브랜드 파워를 키운 결과 지난달 전국 매장의 매출은 평균26% 증가했으며, 젊은 층이 주로 찾는 14개 대학가 매장의 매출은 48%까지 급증했다

-앞으로 룩옵티컬의 전략은.

△앞으로 룩옵티컬은 중심상권의 안경원 밀집지역과 지역상권 내 매출 1위 안경원 인근에 신규매장을 오픈할 것이다. 이 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한 20~30대 젊은 층을 룩옵티컬 고객으로 고정화시키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다. 왜냐하면 룩옵티컬은 국내 안경시장의 확대와 룩옵티컬 브랜드 파워를 키워가기 위해서는 소비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20~30대 젊은 층과 얼리어답터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스타벅스는 초기에 해외 유학파나 얼리어답터에게만 알려진 소수를 위한 커피숍이었지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대학생들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애용하는 국민 커피숍이되었다. 게다가 이제 노년층도 다방 대신 스타벅스를 이용하게 되었고, 스타벅스가 시작한 커피전문점 문화는 이제 전 국민에게 확산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모든 유행은 젊은 층에서 시작되어 모든 세대로 확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부터 펼친 광고 효과로 룩옵티컬은 이제 젊은층에게 트렌디한 패션 안경숍으로 인식이 되었으며 각 매장에는 젊은 층의 방문과 구매 건수가 늘면서 활력이 넘치고 있다. 룩옵티컬은 스타벅스와 같이 주 타깃인 젊은층의 마음을 움직였고, 조만간 전 소비층을 아우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젊은층이 시장을 움직인다'라는 명확한 전제를 바탕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룩옵티컬의 브랜드 파워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 자신한다.

/paperstory@fneyefocus.com fn아이포커스 문성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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