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국제 금융 큰 손, 중국의 힘

김남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13 10:50

수정 2012.03.13 10:50

중국의 지난해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조 1811억달러에 이른다. 한때 세계 최고의 외환보유액을 자랑했던 일본의 1조3067억달러의 2.5배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한국은 사상 최고인 3158억달러를 기록했지만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런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중국의 미국 채권보유 규모만해도 지난해 말 기준 1조1500억달러나 된다. 미국이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을 하려면 중국에 물어봐야 할 정도다. 달러가치의 변동도 중국의 달러 운영방식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국제금융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큰 손이 됐다.

막대한 규모의 달러를 손에 쥔 중국이 최근 국제금융기구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새로운 관심거리다.. 크리스틴 리가르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중국 출신 경제학자 린젠하이를 신임 사무총장으로 지명했다. 지난해 7월 주민 전 인민은행 부행장이 부총재에 임명된 이후 중국은 또다른 고위직을 차지했다. 2008년 세계은행 부총재에 임명된 린이푸 베이징대 교수를 포함해 3명이 국제금융기구 요직에 오른 셈이다.

이들의 경력을 보면 국제금융기구의 수뇌부에 오를 충분한 능력이 있는 건 사실이다. 린젠하이 사무총장은 워싱턴대에서 국제금융분야 박사 학위를 받고 IMF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린이푸 부총재 역시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 출신이고 주민 부총재는 존스 홉킨스대 경제학 박사로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그러나 개인의 능력과 경력이 국제금융기구 수뇌부에 오를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미국과 더불어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힘과 풍부한 외화가 뒷받침한 힘이 크다. IMF내 중국의 지분율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 재정위기로 벼랑끝에 서 있는 유로존 국가들은 위기해소를 위해 중국에 손을 벌리고 있다.

중국은 '브릭스 은행'설립이란 훨씬 원대한 구상까지 갖고 있다. 브라질·러시아·인도 등과 함께 신흥국 지원을 위한 별도의 통화기금을 만들려는 방안이다. 또한 위안의 기축통화 지위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위안의 무역결제를 모든 수출기업으로 확대해 위안의 기축통화가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 중국개발은행이 브라질·러시아·인도·남아공의 개발은행에 위안 대출확대를 추진하는 것도 이런 뜻이 숨어 있다.

국제금융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중국에 비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소중한 인적자원을 갖고 있다. 국제금융기구에 진출해 더 많은 경험을 쌓는다면 얼마든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넓어진 경제영토는 중국에 견줘도 우위에 있다. 제대로 활용한다면 국제금융시장의 큰 손이 될 수 있는 든든한 여건을 갖췄다.
우리에게도 꿈과 희망은 있다.

ink548@fnnews.com 김남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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