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군소정당 할거시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13 17:16

수정 2012.03.13 17:16

‘군소정당 할거시대’

19대 총선을 앞두고 급조정당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정당 수가 역대 최다인 50개에 육박할 전망이다. 정치 시즌 한철 장사를 노리는 군소정당들의 할거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 21개를 비롯해 결성신고정당 19개 등 총 40개의 정당이 활동 중이거나 활동하게 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 18대 총선 때는 없었던 정당 13개가 선관위에 새로 등록된 상태다. 이는 지난 18대 총선 당시 신고된 총 39개 정당(등록정당 24개, 결성신고정당 15개)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게다가 이날 안철수 팬클럽 '나철수'가 국회에서 창당준비 결성신고를 한 '제3신당(2040 청년정당)' 지지 및 입당 기자회견을 하는 등 선거를 앞두고 추가적으로 10곳 이상이 정당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올해 최소 50여개를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군소정당 할거시대 예고

이번 총선에서 역대 최고치에 달하는 군소정당이 등장한 것은 여야가 공천혁신을 내세우면서 낙천의원들이 대거 쏟아져나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정당은 21개다. 그러나 올해 들어 3개월간 정당설립을 새로 신고한 곳만 20여곳에 육박할 만큼 단기간에 군소정당이 급속히 늘어났다. 이 가운데에는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한 전여옥 의원을 영입한 보수신당 '국민생각'도 들어있다. 한광옥 전 의원 등 최근 민주통합당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옛 민주당계 인사들이 의기투합해 세운 '정통민주당'도 포함됐다.

신두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교수는 "상당수 급조정당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번 선거는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특히 복지라든가 원자력발전 등 환경 문제에 대한 정당이 출현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그러나 진정한 대안정당이 등장하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확대 등 각종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떴다방 정당' 정치발전 저해

'총선용' 군소정당들의 생명력은 길지 않다.

지난 18대 총선을 돌이켜보면 총 39개 정당 가운데 단 17개(지역구 13, 비례대표 15개) 정당만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더구나 지난 18대 총선에서 후보를 낸 17개 정당 가운데 총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합쳐 총 64명의 후보를 내 14명(지역구 6명, 비례대표 8명)을 당선시킨 '친박연대'를 포함, 11개 정당이 현재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로써 지난 18대를 기준으로 총 39개 정당 가운데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으로 당명을 바꾼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포함해 8개뿐이다.

이에 따라 총선 때만 되면 나타났다 사라지는 '떴다방 정당'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올해는 그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19대 총선은 여야를 막론한 공천 쇄신바람으로 무소속 출마자들이 대폭 늘 것으로 전망,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등록 기간(22~23일)이 다가올수록 금배지만을 바라보는 정당 설립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란 분석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보통 선거를 코앞에 두고 30여개의 정당이 선관위에 이름을 올리는데 올해는 공천작업이 다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40개의 정당들이 선거를 준비 중"이라며 "후보자 등록기간이 가까워질수록 그 수가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출 한국정당학회장은 "새로운 군소정당들의 지향점이 기존 정당과 차별화되면 유권자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그러나 제1당과 2당의 공천 탈락자들의 모임이거나 이삭줍기식 정당이 되어서는 정치발전에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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