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잔금납부를 일정기간 유예해주는 아파트가 잇따라 등장해 실수요층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잔금유예'는 건설사가 분양금액 중 마지막에 납부하는 잔금을 일정기간 미뤄주는 것으로 주로 입주률을 높이기 위해 통용된다. 가용자금이 많지 않거나 대출이자 지급능력이 낮은 실수요자에게는 매력적인 조건이다. 대부분 잔금은 총 분양금액의 20~30%지만 최근에는 잔금이 50%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특히 대부분의 건설사가 중도금 무이자, 취득세 지원, 인테리어 비용 등의 추가 혜택을 제공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서울 종로구 평창동 '롯데캐슬로잔'의 일부 잔여물량에 대해 분양금액의 50%에 해당하는 잔금의 납부를 2년 동안 유예해주고 있다. 취득세(4.6%) 전액 및 인테리어 비용도 지원한다.
이 아파트는 총 112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184∼242㎡인 초대형으로만 구성됐으며 단독주택의 단점을 보완한 보안시스템과 다양한 커뮤니티시설 등이 장점이다. 롯데건설 분양 관계자는 "대형 평형인데도 실수요층을 중심으로 '잔금유예' 등에 대한 반응이 좋아 지난 한 달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경기 고양시 원당 '래미안휴레스트' 잔여물량에 대해 계약금 정액제를 비롯해 입주 후 대출이자 지원, 잔금(25%) 2년 유예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전용면적 59~151㎡ 1651가구로 수영장, 골프연습장, 헬스장, 사우나 등을 갖춘 대형 커뮤니티센터가 특징이며 지하철 3호선 원당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다.
GS건설은 경기 김포시 풍무지구에서 '풍무자이' 잔여가구를 분양 중으로 잔금 20%를 2년 동안 유예할 수 있어 초기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1·2단지를 합쳐 818가구 규모로, 1단지는 전용면적 84~133㎡ 445가구, 2단지는 84~156㎡ 373가구로 구성됐다. 김포한강로 개통의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현대건설이 경기 용인시 성복동에 분양 중인 '성복 힐스테이트'는 분양가의 20%인 1억5000만원만 내면 즉시 입주할 수 있다. 분양가의 60%에 대해 대출이자를 지원하고 잔금도 2년간 납부를 유예해준다. 지난해 5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전용면적 119~222㎡, 1~3차 총 2157가구로 구성됐다.
이삭디벨로퍼 이기점 팀장은 "'잔금유예'는 일정기간 잔금을 유예해 주는 조건일 뿐 향후 매매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보통의 매매와 다를 게 없다"며 "다만 해지를 하려면 계약서상 해약조건이 다른 만큼 이를 꼼꼼하게 따져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blue73@fnnews.com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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