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광 에넥스텔레콤 대표(사진)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신시장에 정착시킨 인물이다.
MVNO가 낯설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이미 국내 시장규모가 30만명에 이르고 에넥스텔레콤은 이 중 17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1위 업체다.
문 대표는 14일 "기존 이통통신사업자의 망을 빌려서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시설 유지·투자비용이 없기 때문에 통신요금이나 단말기 구입비용 감면 등 고객 유치에 주력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에넥스텔레콤은 문 대표 취임 후 MVNO사업에 뛰어들었다. "막대한 규모의 단말기 비용을 부담해야 했지만 우리 회사의 가입자를 확보했다는 것에 뿌듯했다"며 "중소기업만의 자율성을 접목시키면 비즈니스가 확대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문 대표의 시선은 더 먼 곳을 향하고 있다. MVNO 사업 시작 후 지난 8년간 에넥스텔레콤을 혼자서 이끌어왔지만 최근에는 대기업도 가세했다.
그는 대기업의 MVNO 시장 참여에 대해 "이미지 개선으로 시장이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문 대표가 목표로 하는 가입자 수는 100만명. 해외에서처럼 별정통신의 점유율이 10% 수준으로 늘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의 점유율을 유지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
지난해에는 콘텐츠 강화 차원에서 드라마 제작도 나섰다. 두 편 모두 지상파 방송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히트했고 지난해 말에는 '월드뮤직 아이콘'이라는 글로벌 오디션을 시작했다. 드라마를 통한 홍보효과와 함께 가입자들에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에넥스텔레콤은 지난해 한국거래소의 상장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낯선 사업구조와 대기업의 가세 등이 발목을 잡은 것.
하지만 문 대표는 "올해 실적으로 독보적인 1등이라는 점을 재확인시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 시장에 입성하겠다"며 전화위복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문 대표가 회사를 경영하며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투명성이다. 특히 시장을 개척하는 입장에서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동기유발을 위한 수익의 재분배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