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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안보 정상회의] 韓, 글로벌 거버넌스 선도국 자리매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3.27 21:58

수정 2012.03.27 21:58

2012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글로벌 코리아'의 국격을 한껏 제고한 외교 이벤트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세계를 움직이는 58명의 지도자가 핵안보라는 주제 아래 서울에 집결했다는 자체가 한국이 '글로벌 거버넌스'를 선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회의에 참가한 53개국은 세계 인구의 80%,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0%를 대표한다.

우리나라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로 세계 경제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데 이어 국제안보 분야의 최고위급 포럼인 핵안보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세계 외교무대의 변방에서 중심국으로 우뚝 서게 됐다는 것이 외교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회의 폐막 직후 가진 의장 기자회견에서 "핵안보 회의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는 내 평가가 아니라 오신 분들이 한 것이다"라며 "이제 우리는 핵 없는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고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언적 의미에 그쳤던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 코뮈니케를 한 단계 높여 '실천'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것도 의미 있는 수확이다.

특히 2013년 말까지 고농축우라늄(HEU) 이용을 최소화하는 계획을 자발적으로 발표키로 한 것과 핵안보 관련 국제협약 가입, 2014년까지 개정 핵물질 방호협약 발효 추진, 핵안보교육 훈련센터 설립 등에 합의한 것은 '실천'을 위한 구체적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원자력 안전과 핵안보 간 상호 관계, 방사성 물질의 방호 등도 새롭게 논의해 핵안보 이슈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핵안보 관련 국제논의의 지평을 확대한 것도 성과다.


북한의 김정은 체제 등장 이후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회의가 한반도 평화 안정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도 있다.

북한이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와 맞물려 발표한 '광명성 3호' 로켓 발사계획에 대해 미국뿐 아니라 중국·러시아 등 북한의 전통적 우방들조차 '우려'를 표명하면서 로켓 발사를 제재해야 한다는 국제적 공감대가 확산된 것은 바라던 바 이상의 소득이다.


한 외교 전문가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까지 북한의 로켓 발사에 우려를 표명한 것은 더 이상 북한이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