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노이(베트남)=김관웅 기자】 베트남 하노이 신도심을 지나 베트남 최초의 랑~호아락 자동차 전용고속도로에 몸을 싣고 10~20분이 지나면 우리 눈에 익숙한 신도시가 멋진 위용을 드러낸다.
한눈에 보아도 고급스러운 외관과 잘 구획된 주거배치는 베트남 현지 주택단지와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국내 건설사가 해외시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형 신도시 스플렌도라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이 베트남을 비롯한 해외 각국에서 신도시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실제로 착공한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에서 스플렌도라는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처음 실물로 선보이는 신도시라는 점에서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기반시설 완벽히 갖춘 한국형 신도시
포스코건설이 현지 국영회사인 비나코넥스와 50대 50 합작방식으로 추진 중인 이 신도시는 부지면적이 서울 여의도의 3분의 1 규모인 264만㎡에 달한다.
총 6단계에 걸쳐 주거·상업·기타지구로 나눠 개발되는 스플렌도라 신도시는 지난 2010년 3월 착공해 2018년까지 총 38억달러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주거지구에는 고급빌라 785가구, 테라스하우스 722가구, 아파트 4481가구, 주상복합아파트 2605가구 등 총 8593가구가 들어선다.
또 상업지구는 최고 75층 높이의 랜드마크 빌딩을 비롯해 최고급 호텔과 오피스시설이 조성된다.
기타지구에는 국제학교, 종합병원, 공원과 녹지 등 베트남에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첨단 현대식 서비스시설이 들어선다.
또 이곳에는 신도시 내 하수를 깨끗한 물로 처리해 내보내는 하수종말처리장, 액화석유가스(LPG)를 액체로 바꿔 저장한 후 각 가정으로 보급하는 가스저장소, 수도를 각 가정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수도 공급시설 등 한국의 신도시에나 볼 수 있는 부대시설이 대거 조성된다.
현재 1단계 사업으로 고급빌라 317가구, 테라스하우스 236가구, 아파트 496가구 등 총 1049가구가 내년 상반기 입주를 앞두고 한창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가장 아름다운 빌라단지 정평
스플렌도라는 최초의 한국형 신도시라는 점 외에도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빌라단지로 그 명성이 대단하다.
210~450㎡ 317가구로 구성된 빌라단지는 커다란 개천이 단지 한가운데를 가르며 지난다. 생태 학습장이자 주민들의 천연 수영장 역할을 한다. 또 집집마다 작은 풀장을 갖추고 있는 데다 빌라와 빌라 간 간격이 넓고 조경도 잘돼 있어 고급스럽기가 이를 데 없다. 특히 단지 가운데에 위치한 커뮤니티 시설은 피트니스, 요가시설 등 한국형 커뮤니티 시설을 그대로 가져왔다.
이 때문에 견본주택을 찾은 현지 사람들은 분양 초기부터 서로 분양을 받기 위해 건설사에 줄을 대는 진풍경까지 벌어졌다.
포스코건설 박희도 현장소장은 "한 채에 한국돈으로 15억원 안팎이나 하는 고급 빌라인데도 물량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며 "정부 고위층 관계자들도 '왜 내가 이걸 못 사느냐'고 항의하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기는 결국 가격으로 대변되고 있다. 당시 ㎡당 2200달러에 분양됐던 이 빌라들은 웃돈이 붙어 1.5배 이상 오른 ㎡당 3400달러를 넘는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하노이에서 가장 비싼 빌라단지로 손꼽히는 시프차의 경우 고급 빌라만 줄지어 늘어서 있을 뿐 이 같은 부대시설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에서 스플렌도라는 베트남 국민에게 새로운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노이 광역도시계획도 수립해 달라"
포스코건설은 2008년 9월 베트남 정부로부터 수주한 하노이 광역도시계획 수립프로젝트를 지난해 7월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베트남 정부에 전달했다.
이 사업은 현재 921㎢인 하노이시 면적을 3344㎢ 규모로 3배 이상 확대하는 것으로 베트남 정부가 하노이 천도 1000주년을 맞아 수도로서 위상을 높이고 국제도시 면모를 갖추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이처럼 국가의 중요 프로젝트를 한국 건설업체인 포스코건설에 발주했다는 것은 현지 정부가 국내 건설업체의 신도시 조성 능력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포스코건설의 하노이시 마스터플랜을 최종 승인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에 따라 하노이시는 도시 규모를 확대하는 한편 도로, 상하수도, 전력, 하천정비, 철도, 정보통신 등 모든 분야를 구축하게 된다.
포스코건설은 하노이시 마스터플랜 건설사업을 통해 베트남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도시계획분야에서도 우수한 기술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포스코건설이 대규모 국책사업인 하노이 마스터플랜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에 따라 하노이시를 비롯한 베트남 도시건설 사업에 우리나라 건설업체의 참여 기회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kwkim@fnnews.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