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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저금리에 사상 첫 변동금리채 발행하나

김영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01 11:24

수정 2012.05.01 11:24

저금리로 인해 각종 채권의 인기가 시들어짐에 따라 미국 재무부가 사상 첫 변동금리채 발행을 고려중이라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변동금리채는 채권 이자율이 시장의 지표금리에 연동돼 변하기 때문에 시장이자율이 오를 경우 지표금리가 상승, 채권 표면이자율도 오른다는 이점이 있다.

2009~2011년 화폐별 변동금리채 발행비율<자료:모간스탠리리서치, 월스트리트저널(WSJ)>
2009~2011년 화폐별 변동금리채 발행비율<자료:모간스탠리리서치, 월스트리트저널(wsj)>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재무부가 변동금리채 발행에 나서는 이유 중 하나로 단기적인 금리 등락에 재무부가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늘릴 필요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변동금리채는 주로 만기가 2년 안쪽인 단기채이기 때문이다. 재무부가 꾸준히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는 주요 목적은 만기 도래한 채권을 대체하기 위함이라고 WSJ는 설명했다.

3개월 만기 채권을 발행하는 것 대신 2년 만기의 변동금리채를 발행할 경우 재무부가 채권 경매에 자주 나서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뉴욕 지사의 금리전략가 프리야 미스라는 "3개월 만기 채권으로는 재무부가 매주 경매장에 나서야 했지만 변동금리채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재무부는 1990년대에도 변동금리채 발행을 고려했으나 실제 발행하진 않았다. 때문에 이번 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최근 수년간 미 정부는 단기채보단 장기채에 주력했다. 시장 변화에 덜 민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 조달금리가 하락하고 기준금리까지 제로(0)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모기지) 채권부터 회사채까지 채권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실제 3개월 만기 채권 수익률은 현재 0.09%에 불과하다. 바클레이스의 자금시장 전략가 조세프 어베이트는 "재무부가 더 이상 국채를 발행하길 꺼릴 것"이라며 "이제 재무부가 갈 수 있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BoA-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재무부가 변동금리채 발행을 결정하면 매월 100억달러(약 11조2800억원) 규모로 매각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4000억달러(약 451조4000억원)의 국채보다 부담이 덜한 셈이다. 아울러 변동금리채에 대한 수요도 많을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주 모간스탠리의 금리전략가들이 내놓은 투자노트에는 "투자처를 다양화하려는 투자자에게 변동금리채는 딱 맞는 상품"이라고 평가했다.

ys8584@fnnews.com 김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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