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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제약사 1분기 실적 '충격'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01 17:08

수정 2012.05.01 17:08

'약가인하' 제약사 1분기 실적 '충격'

약가인하 충격파는 제약업계의 우려보다 컸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국내 제약사 1·4분기 실적은 대체로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4월 1일 약가인하가 시행되기 전 실적 충격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자 약가인하 이후 제약사들의 악화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1·4분기 실적 '충격'

지난달 30일 동아제약은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7% 감소한 1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초 국내 증권사들은 평균 206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했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4월 약가인하를 앞두고 유통 재고를 조정하느라 전문의약품(ETC) 매출이 전년 대비 13%가량 급감했고 GSK, 바이엘 등 다국적 제약사를 통한 상품매출이 늘면서 매출 원가가 전년 대비 9.8% 늘어난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19.4% 감소한 164억원을 기록했다.

LG생명과학은 지난 1·4분기 5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시장은 당초 1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이 예상했지만 결국 이익을 한푼도 남기지 못했다.

종근당은 지난 1·4분기 영업이익 103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0.3% 급락했다. 시장 평균 전망치인 153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매출액은 1041억원으로 전년 대비 제자리걸음 했고 당기 순이익은 40%가량 급락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1·4분기 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8%가량 급락했다. 시장 평균 전망치 135억원을 40%가량 밑돈다.

실적 악화의 원인은 출하 조절 때문으로 추정된다. 특히 약가인하 이후 이미 공급된 제품에 대한 차액보상 문제가 불거지면서 약품 출하를 4월 이후로 늦춘 것이 원인이 됐다.

신영증권 김현태 애널리스트는 "4월 1일자 약가인하 시행에 맞춰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3월에는 전문의약품 출하량이 크게 줄어들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4분기, 더 내려간다

더 큰 문제는 2·4분기다. 약가인하가 4월부터 시행되면서 2·4분기(4~6월) 제약사들의 실적 충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행 중 다행인 부분은 제약사 실적은 2·4분기에 최저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키움증권 김지현 애널리스트는 "2·4분기 실적 충격이 있을 것이라는 건 대부분 예상한 결과였다"며 "2·4분기 실적이 막상 공개되고 나면 그 부분에 대한 불안감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부터는 점차 회복 추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국내 제약사들이 2·4분기 실적이 나오고 나면 다국적 제약사들로부터 기술도입(라이선싱 인)한 제품들에 대해 원료 가격 인하를 요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약가인하 충격은 상반기 대체로 반영되면서 하반기부터는 점차 회복추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인하 직전과 직후인 상반기에는 국내 제약사들은 실적을 좋게 만들어 낼 여력도, 의지도 없다"며 "혁신형 제약기업 선정 이후 정부 지원이 가시화되고 약가인하 대응 전략들이 하나둘 시행되면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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