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에 도전?.. 中 레노버 '스마트TV' 출시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02 17:34

수정 2012.05.02 17:34

글로벌 PC 시장 2위 업체인 중국 레노버가 최근 삼성전자의 텃밭인 TV와 스마트폰, D램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중국의 거대 내수시장과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 추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일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는 오는 8일 중국에서 139.7㎝(55인치) 3차원(3D) 스마트TV인 '아이디어(idea) TV K91'을 출시한다. '아이디어 TV K91'은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예약 판매가 진행됐지만 레노버 내부 사정으로 정식 출시가 한 달 가까이 연기됐다.

아이디어 TV K91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12'에서 공개돼 주목받은 스마트TV다. 이 제품의 특징은 세계 최초로 구글의 최신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4.0(ICS.아이스크림샌드위치)'을 탑재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아이디어 TV K91은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안드로이드 마켓과 레노버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TV의 성공조건 중 하나가 다양한 콘텐츠 확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큰 장점인 것.

아이디어 TV K91은 먼저 중국에서 출시되고 하반기에는 글로벌 시장에도 출시될 예정이다.

레노버는 올해 모바일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계획이다. 올해 레노버는 태블릿PC인 '싱크패드 태블릿'을 이미 국내 시장에 선보였으며 인텔과 협력해 만든 스마트폰 'K800'도 올해 시장에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스마트TV, 노트북 등이 하나로 연결되는 다화면(N스크린)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레노버 입장에서는 PC만 생산해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장담할 수 없어 스마트폰과 스마트 기기 시장을 넘보고 있으며 지난해 관련 부서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레노버는 최근 부품 사업에서도 국내 기업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D램 업체인 엘피다 인수에 참가 중인 미국의 TPG캐피털과 중국 호니캐피털(레노버의 모회사인 레전드홀딩스의 자회사)이 합작한 미.중 연합펀드가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받고 있어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 전해진다. 레노버가 전체 D램 시장과 고부가가치 제품인 모바일 D램 시장에서 글로벌 3위에 올라있는 엘피다를 인수할 경우 PC 및 스마트 기기 관련 사업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레노버를 도와주고 있다"며 "레노버가 엘피다를 인수하면 단순 가전제품 조립 업체에서 강력한 부품 관련 기술경쟁력을 보유한 업체로 성장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레노버가 사업군을 다양화하고 부품에서 경쟁력을 갖춘다고 해도 당장에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를 추격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레노버가 급성장하며 국내 기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지원과 거대한 중국 소비시장은 레노버의 성장 원동력"이라며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 간 기술격차가 해소되는 속도가 빠른 만큼 지속적인 견제와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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