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들이 지난 4월 판매 성적표를 일제히 받았다. 그 결과 국내 경기 침체의 어두운 그림자가 여전히 짙게 깔렸다. 현대, 기아자동차는 내수침체를 그나마 해외 수출로 만회하고 있지만 일부 업체는 내수, 해외 수출 모두 고전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에 따라 중대형 자동차보다는 준준형, 소형 자동차들의 판매가 대폭 증가했다.
■끝없는 내수 침체
현대, 기아차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내수에서 좀처럼 판매 대수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후 지난 2월만 제외하고는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4월 국내서 4만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5.9%, 전월 대비 4.9% 하락한 수치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전략 차종들에 대한 판매를 늘려 내수 감소분을 만회, 전체적으로 전년 대비 13.1% 증가했다.
현대차 역시 지난달 내수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7.6% 감소한 5만5497대를 판매했다. 반면 해외에서는 31만6100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1.2% 늘었다.
한국지엠은 내수 1만3113대로 전년 동월 대비 0.8% 증가한 반면 전월 대비 3.1% 감소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는 지난 4월 내수 판매가 지난해보다는 조금 하락했지만 지난 3월보다는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가 급감한 르노삼성자동차는 내수시장에서 SM5, SM3의 선전에 힘입어 전월 대비 7% 늘어난 5122대를 판매했다. 하지만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3.7% 감소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달 내수에서 4004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전월 대비 각각 0.6%, 5.8% 증가했다.
■준준형, 소형차가 대세
지난달에는 국내외 할 것 없이 소형차 판매가 대폭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 경기 침체로 준준형, 소형 자동차가 대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경우 차종별로는 아반떼가 9797대를 판매해 내수 판매 1위에 올랐다. 지난 하반기 출시된 i30 역시 1464대로 전년 동월 대비 150% 증가했다.
기아차 역시 지난해 12월 첫선을 보인 미니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레이가 4086대 팔리며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모닝이 8598대 팔려 국내 판매를 견인했다. 특히 모닝은 8000대 이상 판매되며 올 들어 월별 최다판매를 기록했다. 해외에서도 신형 프라이드가 2만9027대, 포르테 2만6468대가 판매돼 해외 판매를 주도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SM3의 경우 지난 3월 새롭게 선보인 'SM3 BOSEⓡ 스페셜 에디션'의 인기에 힘입어 20.7%라는 높은 신장률을 보이며 4월 내수 판매를 이끌었다.
한국지엠의 경차인 스파크 역시 지난달 6261판매로 전년 동월 대비 11.1%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경기 침체로 중소형 자동차가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며 "당분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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