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단독] LG, 삼성 첨단기술 눈독 들였다가 ‘낭패’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02 22:01

수정 2012.05.02 22:01

[단독] LG, 삼성 첨단기술 눈독 들였다가 ‘낭패’


檢, LG트윈타워 전격 압수수색

검찰이 LG그룹의 심장부인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또 검찰은 2일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LGD)로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기술을 넘긴 혐의로 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연구원 조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 LGD 본사 압수수색

2일 수원지방검찰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26일 여의도 LG트윈타워에 위치한 LGD 본사 사무실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LG그룹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LG트윈타워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LGD가 SMD의 대형 OLED 기술을 빼내기 위해 회사 차원의 조직적 개입을 한 혐의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5일 구속된 전 SMD 연구원 조씨를 비롯해 LGD 전무급 고위임원 등 입건자들을 연일 소환,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이달 말쯤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이들을 분리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이들이 SMD의 기술을 빼내는 과정에서 연구개발, 인사, 보안 등 관련 부서가 총동원돼 조직적으로 가담했는지를 밝혀내는 데 수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OLED 기술 유출 혐의 조씨 기소

이날 수원지방검찰청은 경쟁사인 LGD로 대형 OLED TV 제조기술을 넘긴 혐의를 받고 있는 전 SMD 연구원 조씨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2010년 SMD를 퇴사하면서 재직 중 획득한 OLED TV 제조용 기술을 담은 자료를 회사에 반납하거나 폐기하지 않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기술자료를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조사 결과 조씨는 SMD 퇴사 시 2년간 경쟁업체에 취업하지 않기로 약정해 바로 LGD 입사가 어렵게 되자 지난 2011년 경기 파주시에 '오피에스'라는 컨설팅 업체를 설립했다는 것. 조씨는 정보유출 경로가 노출되는 것을 우려한 공범관계인 LGD 임직원의 소개로 LGD의 협력장비업체인 ㈜야스 및 ㈜엘아이지에이디피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조씨는 컨설팅 명목으로 LGD 협력업체에 자신이 부정하게 획득한 SMD 기밀정보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기관은 조씨가 건넨 기밀정보는 협력업체를 통해 LGD로 빼돌려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LGD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LGD는 기술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전 SMD 직원 조모씨에게 기술유출 대가로 어떤 자리나 처우를 보장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 LGD 임원 등 대거 입건

이에 앞서 지난달 13일 경기지방경찰청 산업기밀유출수사대는 LGD가 조직적으로 경쟁사의 기술과 인력을 빼내간 혐의로 이 회사 전무급 임원과 연구개발 임원, 인사팀장, 보안팀장 등을 입건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경찰조사 결과, LGD 고위임원을 비롯한 연구담당 간부들은 SMD 전·현직 연구원들로부터 대형 OLED 기술을 빼내 부정하게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 이 회사 보안팀장은 경찰수사가 진행되자 PC와 관련 자료를 폐기토록 지시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wyang@fnnews.com 양형욱 최순웅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