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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자] (4) 녹십자 허은철 최고기술책임자·부사장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21 17:38

수정 2012.05.21 17:38

[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자] (4) 녹십자 허은철 최고기술책임자·부사장

녹십자는 지난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3% 늘어났다. 국내 제약사들 중 가장 독보적인 성장세다. 앞으로도 희귀질환 유전자치료제 헌터라제의 기술수출과 독감백신 수출 등으로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가 지난 4월 1일 시행된 약가인하의 유일한 '안전지대'로, 향후 제약업계 재편의 가장 큰 수혜자로 꼽히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허은철 녹십자 최고기술책임자(CTO·부사장·사진)는 21일 "그동안 혁신적 신약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약가인하와 같은 정책 변화로 인해 연구개발(R&D) 전략이 바뀌는 것은 없다"며 "올해 R&D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40%가량 늘린 890억원. 혁신신약 개발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녹십자도 위기 대응 전략이 있나.

▲우리나라 제약기업은 최근 급변하는 국내 산업환경에 따라 성장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축되고 있는 내수 시장에 연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제약기업만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국내 제약산업은 과거의 경영전략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녹십자는 글로벌 진출을 통해 이러한 위기를 돌파해 나갈 것이다. 녹십자는 글로벌 진출의 원동력을 R&D에서 찾고 있다. 그간 녹십자가 주력해 온 백신, 혈액제제 및 희귀질환치료제의 강점을 더욱 극대화해 글로벌 선진시장 진출을 조기에 실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R&D는 물론 파이프라인도 구축해 놓은 상태다. △최근 허가를 받은 관절염치료제 △헌터증후군치료제 등 신제품의 성공적인 시장 진입 △독감백신 및 해외수출 제품의 매출 증대 △미국 혈액원 인수에 따른 매출원가율 개선 등을 통해 단기적인 매출 손실을 만회할 것이다.

―제약업계 재편이 녹십자에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녹십자의 강점인 글로벌 프로젝트를 극대화하는 한편 계열사를 통한 세포치료와 분자진단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경영혁신을 통한 선진 경영인프라 확보, 글로벌 전문가 양성, 선진국 진출거점 확대 등도 준비 중이다. 오는 2020년 이후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R&D 전략 발굴 등 구체적인 전략을 통해 앞으로 글로벌 선진 제약사로 성장을 계획 하고 있다.

―녹십자를 견인할 주요 파이프라인은.

▲독감백신은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국제입찰 참가자격 사전품질인증(PQ)' 승인도 확득했다. 전임상 단계인 수두백신, 미국에서 임상3상을 진행중인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과 글로벌 임상 3상 단계인 유전자재조합 혈우병 치료제, 그리고 올해 초 식약청 품목허가를 받은 희귀질환 헌터증후군 치료제 등이 경영 목표 달성을 위해 선정한 R&D 품목이다. 이들 품목은 기술과 마케팅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라는 공통점이 있다. 수두백신은 현재까지 녹십자를 포함해 3곳의 기업만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단 1제품만 존재했던 헌터증후군 치료제 역시 녹십자가 독점을 깨고 진입했다. 혈액제제는 녹십자가 아시아 최대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어 지난해 태국 적십자와 플랜트 수출 양해각서를 체결할 정도로 관련 분야의 경쟁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독감백신은 이미 세계적인 거대 글로벌 기업들에 이어 세계 4번째로 PQ승인을 받았다. 앞으로 생산기간이 단축되는 세포배양 방식의 독감백신, 미세주사침을 사용한 독감백신 등으로 품목을 다양화할 계획이고 국제입찰 공급확대를 위한 멀티도즈(Multi Dose) 독감백신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하반기 출시되는 헌터증후군 치료제 역시 기존 제품에 비해 약의 효능이 우수한 바이오베터(바이오 개량신약)로 1조원 규모로 성장할 세계 시장에서 기존 제품을 급속히 대체할 것으로 기대한다.

―구체적인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 전략은.

▲현재 녹십자는 이들 전략품목과 함께 보다 혁신적인 항암 항체치료제, 합성신약, 세포치료제 등 20여 프로젝트들의 비임상,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 지난해보다 40% 늘어난 890억원 규모의 R&D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이러한 투자는 향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그동안 혁신적 신약개발과 글로벌시장 진출을 체계적으로 준비해 왔기 때문에 약가인하와 같은 정책 변화로 연구개발 전략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기존 제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여 조기에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혁신적인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글로벌 신약개발의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초기 연구에서부터 허가, 임상,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외부 전문가, 자문단 및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맺어 부족한 내부 역량을 보완하고 있다.
또 투명하고 체계적인 의사 결정과 효율적인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각 파이프라인마다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선진형 프로젝트 관리 기법을 도입했다.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보완해야 할 점은.

▲역량과 경험, 그리고 혁신성에 있어 보완이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역량 및 경험의 축적, 그리고 '개방적 R&D' 운영으로 혁신성을 제고할 때 진정한 글로벌 신약개발이 가능하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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