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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자] (6) 한국화학연구원 화합물은행

[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자] (6) 한국화학연구원 화합물은행
한국화학연구원 화합물은행 연구원이 신약 후보 물질을 살펴보고 있다.

국내 제약사의 연구개발(R&D) 패러다임이 제네릭(복제약) 중심에서 글로벌 혁신신약으로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신약의 씨앗이 되는 후보물질을 더욱 다양화 하고 화합물은행의 질을 향상시킨다면 혁신신약 개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신약후보 물질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연)의 화합물은행은 신약후보 물질을 찾는 제약사에 단비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김재현 화연 원장은 4일 "화합물은행은 국가기관 사업으로 신약 개발에 있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면서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 시작점은 화합물은행이 돼야 한다. 다양한 후보물질로부터 많은 연구를 통해 신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약 22만개 후보물질 보유

화학적 반응을 통해 결합된 화합물은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기본 물질이다. 이 물질은 1조~10조원의 가치를 가진 블록버스터 신약의 씨앗물질이기에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2000년에 한국화학연구원에 설립된 화합물은행은 현재 국내외 160개 기관에서 기탁된 약 22만개의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화이자제약 등 다국적제약사들이 자체 보유하고 있는 물질의 10분의 1에 불과한 수준. 하지만 그들이 보유한 물질보다 다양성에서 우수해 그 가치는 약 300억~4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화합물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

화합물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후보물질은 LG생명과학, 동아제약 등 160여개 기관에서 연평균 40건의 약효검증 시험에 활용되고 40개 이상의 산.학.연 공동 신약개발 연구 과제 성과를 올렸다.

■활성화 위한 정책 마련 시급

화합물은행의 후보물질은 다양성 면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지만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먼저 현재의 체제하에서는 자진 기탁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매년 3만~5만개의 화합물이 합성되지만 수집되고 있는 것은 1만개에 불과하다. 특히 국책연구로 진행된 후보물질은 자진 기탁이 의무화돼 있지만 이에 대한 페널티와 별다른 인센티브가 없어 기탁 건수가 미미하다. 기탁제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과제책임자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제도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수집된 후보물질의 관리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 후보물질을 관리하는 자동화 설비와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특히 약효시험기관에서 제공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관리하는 전문인력이 부족해 중요한 데이터가 사장되고 있다. 축적된 정보 활용과 의약화학적 자문을 위한 전문인력의 확보로 기술 가치를 최대화하고 기술료 수입으로 자생력을 갖추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화합물은행 관계자는 강조했다.

[블록버스터 신약 만들자] (6) 한국화학연구원 화합물은행

■하재두 신약연구본부장 “후보물질 기탁 활성화 필요”

"산.학.연 신약개발 협력관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 바로 화합물은행입니다."

하재두 한국화학연구원 신약연구본부 본부장(사진)은 화합물은행의 필요성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하 본부장은 "최근 정부가 '표적' 혁신신약을 개발로 정책적 드라이브를 펴고 있지만 동아제약, LG생명과학 등 상위 10개 제약사만이 혁신신약개발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제약업계의 연구개발(R&D) 현주소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R&D 방향을 제네릭에서 '표적' 혁신신약으로 가려면 선진국 수준의 다양성을 가진 화연의 화합물은행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 본부장은 "화합물은행의 후보물질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면서 "우리가 보유한 후보물질은 다양성이 우수해 표적신약 개발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후보물질을 질적으로 높이기 위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며 "연구기관들의 후보물질 기탁 활성화와 전문인력 양성, 자동화 시스템 구비 등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합물은행이 신약개발에서 산.학.연 협력의 중심축이다. 연구자들은 이 점을 공감하고 화합물은행을 중심으로 산.학.연의 신약개발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