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금융 이슈&피플] 농협은행 이태재 부행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24 17:39

수정 2012.06.24 17:39

[금융 이슈&피플] 농협은행 이태재 부행장

토종은행이 외환업무를 다룬다고해서 약간 생소했다. 외환은행 등 시중은행이나 다룰 법했지만 농협은행이 외환업무를 시작한 것은 지난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국은행을 비롯, 산업은행·외환은행에 이어 4번째로 외환업무를 개시했다. 주로 농업에 기반한 농업 관련 기업에 대한 수출입 금융을 전문적으로 취급했다.

24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최근 '선도적 외국환은행으로 힘찬 도약'을 선언하고 오는 2015년까지 외환실적 1000억달러 달성이라는 목표까지 설정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외환실적 점유율이 4.4%에 불과하지만 2015년까지 국민은행 수준(1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비전까지 내놓았다.

그 중심에 농협은행 자금운용·투자금융을 담당하는 이태재 부행장(사진)이 있다. 그는 충분한 고민을 통해 목표가 수립되면 조직원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기반으로 설정된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돌진하는 스타일이다. 그에겐 아직 잊혀지지 않는 소중한 기억이 있다. 지난 2005년 투자금융부장으로 일할 당시 투자은행(IB) 업무 자체가 농협으로선 취약한 분야였다. 다른 은행들의 '농촌은행이 뭘 할 수 있겠느냐'는 비아냥에 오기가 발동했다.

직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현장을 뛰어다니느라 거의 매일 야근이었다. 이 같은 노력은 2년 만에 5000억원 규모의 용인하수종말처리장 투자기관 선정이라는 성과로 결실을 맺었다. 그것도 투자금융의 산실인 산업은행과의 경쟁에서 따낸 성과였다. 이 부행장이 1995년 딜링룸(외환딜러들이 외환거래, 원화자금중개 등의 업무를 진행하는 곳) 초대팀장이었을 때도 다른 은행들은 농협과 정보교환 자체도 꺼릴 만큼 푸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노력 끝에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농협은 '채권 명가(名家)'라는 평가를 얻을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이제 그에겐 농협은행을 외환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끌어올리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는 "현재 농협의 외환업무 전문화 수준은 부족하다"면서도 "모든 직원들이 외환전문가가 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조직내 외환업무능력 향상과 해외 인프라 구축이라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구상 중이다.

현재 농협에는 2000여명의 외환전문역과 국제공인신용장전문가(CDCS), 외환 관련 자격보유 직원이 113명에 이르는 등 국내은행 중 두 번째로 많다. 최근 전국 영업점 직원들을 대상으로 'NH외환스타' 56명도 선정했다. 지역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들을 외환전문 미래인력으로 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특히 해외 인프라와 관련, "늦어도 내년 1·4분기내 뉴욕지점을 개설할 계획"이라며 "국내시장의 과열, 성장정체에 따른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세계일류 협동조합 금융기관으로 도약하는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국제업무부, 기업고객부, 대기업 기업금융(RM)센터 및 뉴욕지점이 공조체제를 구축해 전사적인 마케팅을 벌일 계획"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2015년까지 외환실적 1000억달러 달성과 전체 외환실적 점유율 10%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2010년 59억달러였던 농식품 수출물량을 2020년까지 300억달러로 확대시킬 예정이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