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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 외환은행 금융기관 영업부 박억선 차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6.27 17:43

수정 2012.06.27 17:43

[fn 이사람] 외환은행 금융기관 영업부 박억선 차장

'위조지폐감식전문.'

외환은행 금융기관영업부의 박억선 차장(사진) 명함 윗부분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그의 타이틀이다. 그는 위폐를 찾아내는 전문가 중의 전문가다. 어떤 화폐이건 박 차장의 손에 들어가는 순간 진위는 바로 판명난다.

27일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지하의 제한구역인 외화출납부에서 만난 박 차장은 "은행원으로서 지점에서의 첫 업무가 외환 부문이었고 이후 줄곧 이 일만 하다 보니 어느 새 주변에서 '전문가'라고 불러주는데 그저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겸손해했다. 박 차장은 기자에게 "대한민국에선 외화 위조지폐가 발을 못 붙이게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08년 부산에서 100만달러 규모의 위폐 반입 사건이 터졌을 땐 아찔했어요. 그게 한꺼번에 시중에 유통됐으면 은행마다 대소동이 벌어졌을 겁니다. 우리나라도 위폐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드러낸 사건이었죠." 이 사건은 당시 환전상들의 제보로 적발됐고 위폐는 가방에 담겨 박 차장에게 보내졌다. 그는 한 장, 한 장 살펴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해외출장이나 어학연수, 여행 등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위폐가 종종 적발되고 있다. 종류도 컬러복사기로 화폐를 복사하는 아주 낮은 등급의 위폐부터 극히 정밀하게 만들어진 '슈퍼노트(Supernote)'라 불리는 미국달러 위폐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실제로 감별하기란 만만찮다. 워낙 각국 화폐가 다양해서다. 전 세계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국가의 화폐는 100여종에 달하며 금액권별로 따지면 수백여종의 화폐가 거래된다.

그는 충주상고를 졸업하고 지난 1989년 외환은행에 입행, 서울 개포동 지점에서 은행원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지점장이 그에게 외환 관련 파트를 맡기면서 외화와 인연을 맺게 됐다. 1996년 외환은행이 위폐감별 등 외화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사내에서 공모를 실시하자 1순위로 신청했다. 외화 부문에서 우리나라 최고가 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박 차장은 "외환위기 이전에는 외환은행이 각국 외화를 유일하게 처리했고 이후에도 지방은행이나 외국계은행의 국내 자금은 외환은행을 통해 거래되고 있다"며 "상당량의 외화가 반입되기 때문에 위폐감별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그는 후배 전문가들을 양성 중이다. 5년 전 국가정보원의 요청으로 시중은행의 외화 담당자들을 모아 위폐감별에 대해 강의를 시작한 것을 인연으로 계속 유대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또 위폐가 발견될 때마다 후배들에게 정보를 제공해 실력을 키우고 있다. 박 차장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나라만큼은 위폐 청정국가로 만들고 싶습니다. 위조지폐가 돌아다니도록 놔둘 순 없죠."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