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준설선 물건은 올해 들어 8월에 1건, 9월에 2건이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거나 경매가 진행됐다.
이 중 지난달 경매시장에 나온 감정가 3억4760만원의 준설선은 경매 취소됐고, 지난 11일 경매에 부쳐진 감정가 4000만원인 준설선은 42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준설선은 해체된 상태로 보관 중이어서 일반 준설선보다 감정가가 크게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오는 19일에는 감정가 2억5000만원의 준설선이 경매에 부쳐질 예정이다.
준설선은 강.항만.항로 등의 바닥에 있는 흙.모래.자갈.돌 등을 파내는 시설을 장착한 배로, 수역의 깊이와 토질의 종류, 준설된 물질의 운반거리 등에 따라 각각 적당한 설비와 장비, 규모를 갖추고 있다. 1912년 최초로 국내에 도입된 준설선은 1992년 준설면허가 개방되면서 국내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보유량이 급증했다.
이 같은 준설선이 경매 시장에 모습을 나타내는 것은 장기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 또한 불황의 늪에 빠져 있음을 시사한다.
2008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단 한 차례 모습을 보였던 준설선이 2009년 처음 1건이 경매에 나온 이후 2010년에는 2건, 2012년에 3건으로 점차 증가해 2008년 이후 6건이나 나왔다.
준설선은 용도가 고정적이고 비싼 만큼 용처가 명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매에 나올 확률이 낮다. 경매물건 수가 늘어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골재를 채취하던 준설장비들이 용도폐기되면서 잇따라 경매에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한다.
부동산태인 박종보 연구원은 "통상 이 같은 특수물건은 일반인보다는 업계 사정을 잘 아는 입찰자들에게 의미가 있다"며 "고철값이라도 벌어보겠다는 안이한 발상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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