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머무는 날까지 기획재정부 도서관을 불편없이 이용하도록 돕는 게 제 꿈입니다."
최근 33년 만에 사서직에서 사무관으로 승진임용돼 화제가 된 허경자 사무관(54·사진)의 소박한 포부다.
허 사무관은 1979년 고용직(현재 기능10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이래 재무부, 재정경제원, 재정경제부, 기획재정부에 이르기까지 33년간 도서관을 관리·운영해왔다. 1000여명의 재정부 직원이 이용하는 도서관의 수많은 자료를 차질없이 관리해온 공로로 지난 17일 다섯 단계 높은 사무관에 승진임용됐다. 고용직이 사무관으로 승진한 것은 2년 전 박미란 재정부 기자실장 이후 두번째이다.
허 사무관은 "승진기사가 나간 이후 많은 분들이 축하해 주셨다. 25년 전에 알던 재무부 분들도 기사를 보고 축하전화를 주셨다"며 고마워했다. 그는 "일반기업체와 달리 공무원들은 직원들 간에 끈끈한 유대관계가 있다. 그래서 오래 다녔나보다"고 웃음 지었다.
허 사무관은 1977년 서울 은광여고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 사서교육원을 마치고 재무부 도서관에 들어왔다. 그는 "재무부 자료실이 첫 직장이었는데 당시에는 미국 대사관 옆 건물 7층에 자료실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정부부처 도서관이 일반 도서관과 성격이 많이 달라 어리둥절했던 기억도 떠올렸다.
허 사무관은 "재무부 자료실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고 들어와서 3개월 정도 아르바이트를 했다. 도서관에서 일을 해봤는데 많이 어리둥절했다. 학교 도서관과 달라 여기에 맞게 나름대로 공부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부부처 도서관은 '전문 도서관'과 비슷하다. 각 부처의 성격에 맞는 자료 중심으로 도서관 책장을 꾸리기 때문이다. 허 사무관은 "분야별로 각 부처의 특성이 있듯 우리 부처는 경제, 재정, 조세 업무를 중시하기 때문에 관련 주제어 자료들을 취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서적만 구비돼 있을 거란 오해는 금물이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찾는 공무원들이 많아지면서 도서관 책 목록도 다양해졌다.
허 사무관은 "공무원들이 전에는 경제학개론 등 이론서만 많이 봤지만 요즘에는 리더십 관계 책을 많이 찾는다. 자녀교육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옛날과는 패턴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허 사무관은 올해 말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도서관이 현재 50평(165㎡)에서 70평(231㎡)으로 늘어난다는 소식에 기대가 크다. 그는 "공직에 머무는 날까지 재정부 도서관 자료를 동료 공무원들을 위해 편리하게 제공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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